송정시장 시민국밥집에서 허기를 채운다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송정시장 시민국밥집에서 허기를 채운다


송정리 장이 서는 날이면 오일을 기다린 허기를 채워줄 국밥을 먹으러 간다. 난장이 서있는 골목을 파헤치고 앞으로 나가서 갓 잡아온 낙지가 꿈틀대는 함지박 앞에서 잠시 한눈을 팔고 낯빛이 새색시같이 연지곤지를 찍고 있는 복숭아 상자 앞에서 달큼한 과즙 시식을 하기도 한다. 장바구니에 담은 갈치가 상할세라 부산히 어깨를 부딪치고 가는 사람들과 푸릇한 채소전으로 싱싱한 손을 잡아끄는 장꾼들 사이에서 사람 사는 냄새에 이미 취해서는 나아감이 느려진다. 그러나 본래 목적지로 향하는 골목길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뜨끈한 국물이 입맛을 삼삼히 돋게 하는 시만국밥집으로 발걸음을 서두른다. 사람들의 손때로 반질거리는 문고리를 밀자마자 양은막걸리 잔이 서로의 몸통을 부딪치며 찌그러지고 있다. 장보기를 마친 이들의 여유가 왁자하게 취기를 올리고 있다. 수저가 바삐 오가는 뚝배기에 선지와 내장이 푸짐하다. 메뉴의 베이스는 돼지국밥이다. 맛깔지게 우려낸 국물이 콩나물 반찬과 기막히게 어우러져 송정시장을 맛 낸다. 달라는 대로 더 퍼주는 손 큰 주인장의 미소가 상차림의 기본이다. 부드럽게 삶아낸 선지를 추가로 주문하다 곁들인 낮술잔에 감탄사를 채워 마신다. 장이 서기로 정해진 날이면 밥보다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정담으로 허기를 채우려 송정시장 시민국밥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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