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보고서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그래도 보고서


그래도 라는 말이 입에 붙었다. 그래도는 긍정을 향한 에너지원이다. 힘에 부치는 상태에 있을 때 나를 붙잡아준다. 풀리지 않는 일상의 실타래에 매여 있을 때 포기하지 않고 다시 힘을 내볼 용기를 내어준다. 그러나는 상황을 부정하는 반전의 언어다. 그래서는 인과를 잇는 이성적 언어로 치자. 나의 무한애정어가 된 그래도는 수긍을 전제로 한 감각의 언어다. 자칫 무너질 위기의 감정에 획을 긋는다. 현재를 그대로 인정해야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 무엇이 잘되었고 어떤 것이 잘못된 것인지에 대한 주관적 판단이 존중되어야 대안의 단계로 들어갈 수 있다. 판단의 주관자는 나일 수밖에 없다. 만족의 지대로 가는 길을 그래도가 연다. 뜻대로 안 되었다는 자책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전과 후의 나를 연결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그래도라는 최면을 좌심방에 걸어둔다. 온 정신의 핏줄에 새로운 피를 순환시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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