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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봄이라고 다 똑같이 피는게 아니야

봄꽃

by 맑은희망

“우와 개나리다”

언제 피었는지 노란 개나리 꽃이 피어있었다.

“저기 산에 봐봐 진달래도 피었어”

옆에 있던 민정이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먼 산에 핑크색이 보였다. 초록색 사이에 핑크색이라 눈에 확 띄었다.

“나는 개나리가 좋더라 저 진한 노란색이 너무 좋아”하고 내가 말하자 민정이는

“그래? 봄꽃은 다 이쁜 거 같아. 산도 봐봐. 새로 나온 잎들은 초록색이 아니야 연한 연둣빛이지. 모든 게 새로 태어나는 봄이 그래서 나는 좋아. 경숙아 그거 알아? 꽃은 봄이라고 다 똑같이 피는 게 아니야. 순서가 있어 “

“아 정말? 몰랐어”

“목련이 제일 먼저 피고 그다음에 벚꽃. 다 지고 나면 철쭉이 피지. 나는 우리 동네에서 어디가 제일 예쁜지 알아. 그 꽃이 필 때쯤이면 1년에 꼭 한 번 가서 봐. 작년에는 갑자기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벚꽃이 금방 져서 너무 속상했었어. 일 년에 한 번 제일 예쁠 때가 있거든. 철쭉은 이장님네 앞마당이 최고야. 진짜 이뻐”

하고 말하며 민정이는 민들레 씨를 뽑아서 후 불었다.

바람에 민들레씨가 흩날렸다.

“민들레 꽃은 어디서든 잘 핀다. 낮은 곳에 있지만 멀리서도 눈에 띄어. 어디에 있든지 주인공이 되는 꽃 같아”

민들레- 어디에 있든지 주인공이 되는 꽃

민정이는 조금 걷다가 고개를 숙였다.

“이거는 무슨 꽃인지 알아?”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애기 똥풀 꽃이야.”민정이가 반으로 자르니 노란색 물이 보인다.

“이거 봐봐 신기하지? 냄새 맡아볼래? “하고 민정이가 말한다. 사실 똥냄새는 안 났지만 왠지 생긴 게 정말 똥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저렇게 예쁜 꽃에 노란색 물이 흐르고 있었네..

“너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시골 살면 대부분 이 정도는 알지. 우리 할머니가 꽃을 진짜 좋아하시거든. 할머니가 앞마당에 맨날 예쁘게 꽃을 심었었는데 내가 놀러 가면 꽃 이야기를 자주 해주셨어. 풀 한 포기 없이 마당을 돌보셨는데 돌아가시고 나서는 관리하기 힘들다고 아빠가 돌을 깔아놓으셨어”

“할머니가 꽃 하나 피우기 위해서 진짜 정성을 들이시는데 전에는 꽃이 뚝 떨어진 거야 할머니가 도대체 어느 녀석이 그랬냐고 엄청 속상해했는데 알고 보니까 동백꽃은 원래 꽃잎이 떨어지지 않고 꽃이 떨어진대. 신기하지?”


우리는 매일 하굣길에 네 잎클로버를 찾았다. 네 잎클로버는 한 번 핀 곳의 주변에 많이 있었다.

“그냥 지나치는, 너무나 많은 클로버 속에 이런 보물이 있는지 모르는 거지. 그리고 우리는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은 거고. 순간의 행복!”

예쁜 네 잎클로버는 얼른 가방을 열어서 예쁘게 펼쳐서 교과서 사이에 넣어두었다. 처음에는 잘 펼쳐서 집에 들고 가 보니 다 쭈그려진 상태라 펼칠 때 잎이다 떨어져 버리곤 했기 때문이다. 민정이는 클로버 꽃을 두 개를 따서 한 개는 꽃 바로 밑에 손톱으로 구멍을 낸 뒤 다른 꽃을 끼워서 반지를 만들어 주곤 했다. “우리 엄마는 이걸로 머리띠 만들어 준 적이 있어. 진짜 이뻤는데. 나는 못 만들겠더라”하고 말했다. 민정이 엄마의 솜씨는 대단하신듯했다.

네 잎클로버는 잘 말린 뒤 엄마의 성경책에 꽂아두었다.

순간의 행복! 네잎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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