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의 삶
"응..."
멋쩍은 듯이 웃으며 말했다.
일을 여러 개나 벌리고 지갑을 자주 놓고 다니고 쓰고 다니는 안경마저도 가끔은 안 쓰고 나갈 때가 있다. 덜렁거리는 성격 탓이겠거니, 물건 간수를 원래 잘 못하는 사람이겠거니 했다.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도 집중을 잘 못하고 딴생각을 할 때가 많고 수업을 들을 때도 집중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길지 않다)
어렸을 때는 "꾸준하지 못하다" "끈기가 없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무엇이든 금방 질리는 스타일이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오래 꾸준히 길게 하는 일이 없었다.
"어떤 일을 꾸준히 끝까지 성공하는 사람들은 드물어요"
선생님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난 정말 끈기가 없었는걸. 다니고 싶어 했던 피아노 학원도 학교 공부도 다른 것들도. 하나 같이 금방 흥미를 잃었다. 사람마저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남자친구를 만나도 금방 흥미를 잃기도 했고 이것이 진짜 사랑이긴 할까 라는 의문이 많이 들기도 했다. 사람이든 일이든 공부든 나는 끈기가 없는 사람이었다.
성인 ADHD라는 정신질환이 정신질환으로 인정받은 시간이 길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처럼 그냥 나라는 존재를 귀찮음이 심하고 덤벙거리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도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29년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으니 말이다.
요즘은 지갑을 자주 놓고 다닌다.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들을 자주 놓고 다니기도 한다. 충동성도 강해 돈을 이리저리 막 쓰기도 하고 돈이 없으니 그나마 돈을 벌겠다고 갑자기 조교를 지원하기도 했다(?) 덜컥 붙어버린 뒤에야 다 할 수 있을까 걱정한다.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성인 ADHD인 사람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의력인 사람들이 많아요"
"여러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죠"
"꼭 병이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어요"
조금은 별나고 덤벙거리지만 오늘도 지갑을 놓고 나올 뻔했지만, 약을 먹으며 집중력의 시간을 늘리고 나가기 전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며 나는 오늘도 ADHD라는 녀석과 친해지고 있다.
녀석, 꽤나 별난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