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ndi
새벽의 물안개 속에서도, 정오의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엄마의 삶은 늘 기다림이고 그리움이었어. 무엇을 그렇게 그리워하는지도 모른 채 지나가는 날들이 많았지. 마치 잃어버린 바다를 찾아 헤매는 강처럼 엄마는 늘 어딘가를 향해 흘러가고 있었어. 그러던 어느 날 너희를 만났어. 그리고 엄마는 알게 되었단다. 내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바다가, 바로 너희였다는 걸.
나는 달리고 또 달리며 당신을 찾을 거예요
바다를 찾지 못하는 강처럼
당신 없는 나는 그렇게 될 거예요, 나의 진지
≪Dindi≫ 가사 중
세상에 처음 온 너희는 반짝이는 눈빛 하나만으로 내 마음을 가득 채웠어. 그리고 엄마는 앞으로도 계속 흐를 거라는 걸 알 수 있었어. 바다를 찾는 강처럼, 너희를 향해 말이야. 엄마가 되어 ≪Dindi≫(진지)라는 노래를 들으니, 이 노래의 가사가 바로 엄마의 마음이더구나.
걸음마를 하고, 하나둘 말을 배워 가는 너희에게, 엄마, 아빠는 예쁘고 고운 말로 세상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어. 그러던 어느 날, 너희가 잠자리의 희미한 조명 아래서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지.
“사람은 죽어? 엄마도 언젠간 죽어?”
그 순간, 엄마는 너희의 눈동자에 처음으로 ‘슬픔’이라는 세계가 피어나는 걸 보았어. 삶의 끝을 아는 데서 오는 그리움과 두려움의 그림자가 너희 마음에도 조용히 스며들기 시작한 거야.
너희의 세계를 지켜 주기엔 엄마 역시 참 무력한 존재였어. 하지만 너희의 눈물을 보니 더는 도망칠 수 없었지. 그래서 엄마는 결심했어. 너희를 위해 그 두려움과 슬픔을 마주하기로. 그러자 엄마 마음에서는 너희를 위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어.
“엄마는 너희 꿈을 따라 이 지구별로 온 거야. 우리는 지금 함께 꿈나라에서 살아가고 있어. 엄마는 죽는 게 아니라 먼저 꿈에서 깨는 거란다.” 그 한마디에 너희는 안도했지.
너희가 다시 웃으며 잠들 수 있도록, 엄마는 슬픔을 동화로 바꾸고 두려움을 상상으로 감쌌단다. 『지구별 꿈나라』라는 이야기는 그렇게 탄생했어. 그 이야기 덕분에 너희는 미소 지으며 잠들 수 있었고, 엄마 역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슬픔을 조금은 극복할 수 있었어.
하지만 언젠가는 엄마의 이야기 없이도 너희 스스로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의 행방을 바라보게 될 거야. 잎사귀를 간질이는 바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그 속삭임을 듣는 날도 오겠지.
삶의 본질, 기쁨과 슬픔, 그리움과 외로움, 그리고 이름 붙이기 어려운 내면의 울림 앞에 너희 스스로 마주 서게 되는 순간, 너희는 알게 될 거야. 끝이 슬픔이 아님을. 그것이 사랑의 또 다른 시작이라는 걸 말이야.
그날이 오면, 엄마는 너희 곁에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괜찮아. 바람은 늘 너희에게 속삭이고 있을 거고, 하늘은 언제나 조용히 너희를 지켜줄 거야. 그 품속에서 너희는 단 한순간도 혼자가 아닐 거야.
하늘, 참으로 광활한 하늘
멀리서 구름은 천천히 흘러가네
그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아, 나는 몰라요, 정말 몰라요.
잎사귀에 말을 거는 바람
아무도 믿지 않는 이야기를 들려주네
그 사랑 이야기는 나와 당신의 것
오, 진지, 내게 단어가 있다면
내가 보는 모든 아름다움을 말할 텐데
당신이 내 곁에 있을 때
≪Dindi≫ 가사 중
무언가를 향한 그리움에 쩔쩔매던 엄마가 너희를 만나 사랑할 수 있게 된 건 기적이야. 하지만 이 사랑이 언젠가는 다시 커다란 그리움이 될 수도 있겠지. 그래도 엄마는 왠지 ≪Dindi≫를 들으면 위로를 받아. 너희를 둘러싸고 속삭이며 흘러갈 자연처럼, 엄마의 사랑도 영원히 너희를 찾아갈 거라는 걸 엄마는 어렴풋이 알 것 같거든.
≪Dindi≫는 안토니우 카를로스 조빔(Antônio Carlos Jobim)이 작곡하고, 알루이즈 지 올리베이라(Aloysio de Oliveira)가 작사한 곡으로, 레이 길버트(Ray Gilbert)가 영어로 번안했어. 엄마는 1980년 발매된 앨범 Terra Brasilis에 수록된 ≪Dindi≫를 들으며 이 편지를 썼단다. “Dindi”라는 제목은 조빔과 비니시우스가 자주 찾던 브라질의 ‘Dirindi’ 농장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해.
♡위의 글에 실린 아이들과의 대화를
그림책으로 엮어 보았습니다.
함께 읽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