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늘은 노랗게 핀 개나리가 저의 봄을 깨웁니다.
노란색처럼 따뜻한 햇살이 느껴집니다.
요 며칠은 이상하리만치 추웠어요.
봄인 줄 알고 꽃망울을 피워낸 꽃나무들이 걱정될만큼이나요.
저의 걱정이 무색하게 개나리는 활짝 피어주었습니다.
다행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왔습니다.
봄은 아직 여기 있습니다.
겨울같던 제 마음도 개나리로 서서히 물들어갑니다.
다른 그 무엇보다 매년 피는 개나리와 벚꽃에 우리의 마음이 일렁이는 이유는
긴 겨울을 견뎌내고 다시 따뜻한 날이 찾아왔다는 안도감과 희망, 또는 감사함 때문입니다.
전쟁 뒤의 평화는 더더욱 소중한 것처럼요.
겨울이 끝나고 개나리가 피지 않는다면, 혹은 열심히 일하는 벌이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사그라든 불꽃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다른 불씨를 피워내려 애써야할 것입니다.
이번 봄은 얼마나 짧을지,
여름이 얼마나 빠르게 찾아올지,
내 땅에 심긴 작물들을 힘들게 할지 모르겠습니다.
날씨만큼이나 밭에 심긴 작물들도 변합니다.
더 이상 이전처럼 먹을 수 없을 것입니다.
변화무쌍한 기후를 잘 버텨내는 작물들을 먹는 법을 배웁니다.
자연재해처럼 언제 갑자기 닥칠지 모르는 식량 위기에
적게 먹고도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을 찾아 생존하는 법을 배웁니다.
시작하는 봄에는 냉이와 민들레, 달맞이, 꽃다지, 쑥, 개망초, 원추리 잎을 캐어 효소를 만들었습니다.
겨울을 견뎌내고 싹을 틔운 식물을 보며
아직 겨울인 이 세상을 살아낼 에너지를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