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내가 가장 열심히 한 것은 영어다.
대학편입을 위해서 2년을, 편입학에 합격하고 나서는 미국교환학생이 되기 위해 토플을 1년 넘게 공부했다. 그리고 입사해서는 줄곧 해외사업을 담당했기에 영어를 잘해야 했다. 영어공부를 할 때 선생님들로부터 가장 지겹게 들었던 소리가 있다.
그것은 '반복학습'이다.
이구동성으로 영어고수들은 반복학습을 강조했다. 동일한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봐서 머리에 새겨 넣으라는 것이다. 단어를 외울 때 일곱 번을 외우고 까먹고를 반복하면 장기기억된다는 연구가 있다고 한다. 반복학습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나는 '자기 격려'의 고수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낙심의 자리에 오래 있지 않는다. 스스로를 격려할 '꺼리'를 찾아 집중하고, 낙망의 자리에서 최대한 빨리 나온다. 예를 들어, 너무나도 가고팠던 회사에 최종 면접까지 보고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치자. 이럴 경우 나는 친구를 만나서 술을 먹는다거나, 과식을 한다거나 하지 않았다.
스트레스의 정도가 크면, 새벽기도나 수요, 금요 예배 등에 더 나가려 한다. 찬양하고 기도하다 보면 내 문제가 그리 커 보이지 않게 되곤 했다. 이것도 싫으면 종일예능 프로그램을 봤다. 무한도전 같은 예능프로나 프렌즈 같은 코미디를 오래 시청했다. 그렇게 며칠 지나면 낙심의 자리에서 나와, 다시 힘 있게 사는 것이 가능했다.
몇 년 전 직장 상사에게 갈굼을 심하게 당해서 기도하러 가고 있을 때였다.
친한 동생에게 전화 왔다.
"형, 뭐 해?"
"나,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받아서 기도원 가고 있다."
"형도 진짜 대단하다. 보통 그럴 때 술 먹고 망가져야 되는 거 아냐?"
"난 날 위해서 이러는 건데 뭐가 대단한 건지 모르겠다. 야...ㅋㅋ"
내 나름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이고, 오직 '날 위해서' 익숙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것뿐인데 뭐가 대단한지 이해가 안 되었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나는 왜 이럴까?
우리 어머니는 수십 년 기도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 주셨다. 사람은 이미지로 기억한다고 한다. 나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릎꿇고 기도하는 모습이다. 내가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면 어머니는 늘 같이 기도해 주셨다. 그리고 상황에 맞는 성경말씀을 문자로 보내주셨다. 나는 수십 년 그렇게 컸기에 그게 익숙하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어머니를 의지할 수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이제는 어머니가 나를 의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자연스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가족의 마음 건강을 책임지게 되는 역할을 내가 하게 되었다. 내가 자발적으로 가족의 정신건강을 챙기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기도를 더 하려 하는 것도 내 눈 앞에서 수없이 반복되었던 어머니 삶의 반복인 것임을 알았다.
자존감은 무의식적으로 믿는 것이다.
앞선 이야기에서 인지행동 치료는 잘못된 핵심신념을 찾아 고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은 자기 자신을 무의식적으로 어떻게 믿고 있느냐가 자존감의 크기를 정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비유적으로 인간의 정신이 무의식이 95%, 의식은 5%라고 말했다. 즉, 의식적으로 어쩌다 한번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별 소용없다. '무의식적으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나는 소중하다" 이렇게 믿고 있어야 높은 자존감이라고 일컬음을 받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무의식적으로 나는 소중하다고 믿을 수 있나?
나는 어머니가 수천번 기도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았고, 나는 '복 있는 자'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반복학습이 잘 되는 환경이었다. 반복이 믿음을 만들었다. 마침 어머니가 어린 시절 나에게 자주 들려주신 말씀이 생각난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
– 로마서 10장 17절
성경도 믿음이 반복학습이 답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아내의 자존감이 좋아진 이유...
나는 엄마를 흉내 내었다. 아내에게 "복있는 자"라고 했고, 가정 예배를 매일 드렸다. 아내는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차츰 적응해 갔고 아내의 자존감이 회복됨이 느껴졌다. 예배를 드린 지 3년 차 쯤 되었을때, 아내는 스스로 자기 자신을 격려하기 시작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 요한복음 14장 27절-
아내는 이 말씀을 매일 필사하며, 자신의 불안함에 저항했다. 결혼하고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주로 불안하고, 억울함을 당연한 감정으로 살던 날들과 비교되어 정말 놀랐다
결론, 자존감이 좋아지려면?
1) '무의식적으로' 내가 소중하다, 괜찮다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2) 이 '무의식적 건강한 믿음'을 가지려면 말씀을 수 없이 '반복학습'해야한다.
3) 반복학습(가정예배, 필사 등)을 하루 한 시간 2년 이상 지속하니 효과가 확실히 나타났다.(사람 마다 소요시간은 다를 것이다.)
- 아빠는 치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