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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 허브 Apr 11. 2021

경제적 해자: 강력한 경쟁우위

파이어족의 빠른 은퇴와 가치투자

(금융과 관련한 용어 아래를 참고)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란?


해자(Moat)는 중세시대 때 적으로부터 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성 주변을 깊게 파고 물을 채워서 적이 건너오지 못하게 한 시설을 말한다. 경제적 해자는 자본주의의 본질인 경쟁으로부터 기업을 지켜줄 수 있는 경쟁력을 나타내기 위해서 워런 버핏이 즐겨 사용하는 용어다.



진정한 해자는 흔치 않다


물이 중력의 영향을 받아서 끊임없이 아래 방향으로 흐르듯이, 자본주의 경제에서 자본은 수익성이 있는 곳을 향해서 지속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것이 본질이다. 그러므로 돈을 잘 버는 분야가 있으면 초과 수익을 나눠 가지기 위해서 여러 기업들이 덤벼들게 되어있고 그 결과 수익성이 다시 낮아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사양 산업에서는 끊임없이 자본이 유출되어서 경쟁이 낮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가끔씩 시멘트, 제지 등의 고루한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올 때가 있는데 경쟁이 완화되어서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향상되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경제적 해자를 지닌 종목은 위기 때나 위기로부터 회복한 뒤에 펀더멘털이 더욱 강해지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가치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위기 이후에 1등 기업 위주로 재편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 현실이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파레토가 이야기한 80:20의 법칙(자산의 80%는 20%가 소유한다는 내용)은 혼란한 상황이 이어질수록 강해지는 1등 기업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경제적 해자의 유형과 특징


- 습관 유형: 코카콜라, KT&G처럼 입맛을 사로잡은 기업이나 방청제로 많이 사용하는 WD-40을 판매하는 WD-40같이 사람이 습관적으로 구매하는 물건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 습관도 브랜드가 생활 속 깊숙이 파고든 것이기 때문에 브랜드 유형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 뛰어난 브랜드 유형: Apple, 코카콜라, 스타벅스처럼 이름을 들으면 가슴이 설레는 브랜드가 해당된다. 익숙하다고 무조건 가치가 높은 브랜드는 아니다. 아직까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기억 속에서만 남아있는 여러 브랜드가 있다.

- 전환비용 유형: 마이크로소프트의 Windows 등의 운영체제 및 Excel, 파워포인트, 워드 등의 오피스 프로그램은 다른 사람과 파일을 호환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바꾸기 힘들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한 번 가입한 후에 타 업체로 옮기려고 해도 쉽지 않다. 다른 업체로 옮기면서 데이터 보안 이슈도 발생할 수 있지만 자료를 옮기는 중에 사고라도 나게 되면 사업에 큰 차질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네트워크효과 유형: Amazon의 인터넷 소매업, Apple의 i-생태계, 구글의 안드로이드 생태계, Youtube

- 저비용형: 폐기물 처리업체. 타 지역으로 운송해서 처리하기에는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운송비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단가가 비싸진다. 이런 이유로 폐기물 발생업체가 위치한 지역에서 처리하는 것이 수지가 맞고, 해당 지역의 독과점 업체는 탁월한 수익성을 나타낸다.



경제적 해자를 보유한 기업의 공통된 특징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경제적 해자를 나타내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공통되는 특징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해당 시장을 장악한다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는 시장 점유율로 나타나는데, 점유율이 높다고 모두 해자를 보유한 건 아니므로 수익성 지수를 살펴봐야 한다. 워런 버핏 등 가치투자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수는 ROE이다. 그 외에 다른 수익성 지표로 영업이익률, ROE, ROA, ROIC 등이 있다. 애플의 수익성 지표들을 삼성전자의 그것과 비교해 본다면 경제적 해자가 무엇인지, 그리고 애플이 얼마나 위대한 기업인지 알 수 있다. 물론 삼성전자도 좋은 기업이고 이런 기업이 국내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지만, 주주입장에서 볼 때 위대한 기업은 아닐 수도 있다.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그렇게 큰 차이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ROA, ROE 등의 투자지표를 확인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2020년 기준 삼성전자는 ROA, ROE 모두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애플의 경우 각각 17.3%, 73.7%를 나타낸다. 현재 성장성은 크지 않은 상태지만 수익성 지표는 환상적인 수치다.


이와 같이 차이 나는 이유를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현금흐름이 그렇게 강력하지 못하기 때문에 순이익에 비해서 배당, 자사주 매입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크지 않다. 반면에 애플은 강력한 경제적 해자를 보유했기 때문에 막강한 현금흐름을 발생시켰고 그렇게 벌어들인 현금을 대부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해서 주식수와 자본을 지속적으로 감소시켰다. ROE 공식(ROE = 순이익/자본)에서 분모에 있는 자본이 감소된 상태기 때문에 ROE가 70%를 넘는 수준을 보여준다. 




스노볼(Snowball)식의 장기투자에 적합한 기업


- 경제적 해자가 있어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성장하면서 배당금을 증액시키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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