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카페 사장이 되었습니다.
내 인생의 선택지 안에 없었던 소상공인으로 살고 있지요.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풀어내려고요.
한 때 꼬마빌딩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에 편승해 꼬마빌딩을 짓기 시작하여, 카페를 운영하는 일상을 공유하려 합니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발견한다.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음… 멋지다.
정주영 회장은 빈손으로 상경해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던 일에 도전했고, 결국 성공을 이뤄내며 시크하게 한마디 툭 던졌다.
이병철 회장은 작은 정미소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수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안달 난 ‘꿈의 직장’ 삼성을 만들어냈다.
이들의 시작은 가난하고 초라했지만, 그 속에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거친 야망, 빠른 판단력, 무엇보다 실행력이 있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한계에 대한 의심도 없었다. 이것을 ‘기업가정신’이라고 부른다. 비장하고 거창하고 멋있다.
'기업가들의 정신세계라니! 나도 알고 싶다.'
어느 날 이 단어가 내 마음속에 불쑥 들어와 꿈틀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드는 생각.
'나는 기업이 없는데 어떡하지?'
괜찮다. 기업가정신은 사실 마인드셋이다. 기업인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습관, 성장형 뇌 구조. 이것은 누구나 가질 수 있고, 자기 삶에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 나는 기업은 없지만, 기업인처럼 생각은 할 수 있잖아!
그 후로 나는 '도전!'을 외치며, '일단 해봐!'를 남발했다. 남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 나를 멈춰 세우는 데는 실패했다.
내 공간에서 하고 싶었던 것들. 와인 파티, 칵테일 모임, 독서 모임… 기획은 잔뜩 했지만 대부분 정원 미달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전의 나라면 '역시 안 되는구나' 하고 접었겠지만, 문제의 원인을 들여다보고 개선점을 찾아, 다음에는 더 야심 차게 시도하리라 다짐한다.
며칠 전 근처에 신상 카페가 오픈했다. 이전 같으면
하지만 지금은 빠른 속도로 슬픔을 추스르고.
'카페가 또 생긴다는 건, 수요가 있다는 뜻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까?'라며 괜찮은 척할 수 있다.
나 혼자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고민한다. 그래서 로컬크리에이터라 불리는 지역의 청년들과 교류하며 지역 문화를 바꾸려는 시도에 힘을 보탠다.
아이디어는 멈췄지만 나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생각은 바뀌었지만, 매출은 아직....바.뀌...지 않았다. 그래도 스스로를 다독인다.
현대, 삼성도 하루아침에 세운 성이 아니잖아!
하루아침에 변화를 바란다면 그건 욕심이다. 천천히, 단단하게 쌓아야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오늘만 사는 인생이 아니니, 오늘의 저조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일을 더 기대한다. 이것이 내게 찾아온 기업가정신이다.
나는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경험과 이야기를 만드는 곳'을 만들고 싶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갖고 싶은 무기다.
소상공인이 기업가정신을 만나면?
마이웨이도 두렵지 않다. 이것은 내가 더 오래 살아남고 더 즐겁게 버틸 수 있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