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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entos 1 08화

드론이 생명을 구한다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드론의 날갯짓 - 엔젤스위 대표 박원녕

by 아름다움이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덕분에 미국으로 유학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지아 공과대학에 진학하여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다는 박원녕 님은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쓰이고 막연히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청년이었다.


대학에서 드론 동아리 활동을 하며 드론을 만드는 일에 빠져 지내다 2015년 서울대학교 교환학생으로 온 후, 창업 수업에서 150만원의 시드머니를 받아 엔젤스윙이라는 프로젝트팀을 만들었다. 애초에 이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명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프로젝트에 가속도가 붙었다.

2015년 4월 네팔 카트만두에서 발생한 대규모의 지진으로 8,4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프로젝트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이왕이면 자신이 하는 일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에 소셜벤처로 방향을 설정한다. 150만 원으로 드론을 만들 부품을 구입하고, 부족한 비용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금해 교통비를 충당했다. 네팔까지 가는 과정에서 산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다 보니 8월에야 카트만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는 재해 지역의 지도를 만들어 피해 복구를 도왔고 재해 지역의 시민들에게 드론을 활용해 의약품을 배송하기도 했다. 또한 카트만두 대학에서 무인항공기 워크숍을 열어 그가 떠난 후에도 드론을 활용한 지속적인 피해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었다.


휴학을 하고 엔젤스윙을 법인으로 전환하며 드론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서울 한복판에서 차로 10여분 떨어진 곳에 존재하는 쪽방촌의 실태를 알게 되었고, 비좁고 가파른 골목에는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여 낙상사고 지역, 공용화장실, 공공시설 등을 표시한 쪽방촌 3D지도를 만들었다.


드론을 활용한 지도제작 노하우를 쌓아가던 박대표는 건설산업의 지체된 생산성을 높이고 산업재해 및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콘테크에 주력하면서 대한민국 건설 현장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놓고 있다. 재난용 드론 제작에서 시작한 기술이 지금은 건설 솔루션을 제시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길이 단절된 곳에서 식량과 약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전달하는 일, 위험한 곳에서 사고로 다칠 수 있는 위험을 감소시키는 일. 이것은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위대하고 멋진 작업이다. 드론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자의 마음이 참상에 고통스러워하는 인간을 향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엔젤스윙의 혁신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와 비즈니스 설계 자체에 사회적 가치가 내재화 되어 있기에 기술을 소수가 독점하는 구조를 깨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박원녕 대표는 말한다.


2016년 아마존은 드론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본격화했고, 드넓은 농지에 농약을 주는 것도 이제는 드론의 몫이 되었다. 앞으로 자동차의 수보다 비행하는 드론의 수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실현되는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 기술이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올수록 거대한 기계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며 걱정이 커지기도 하지만, 기술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을 느낀다. 공학의 본질이 본래 인간을 위함이었다는 것만 잊지 않는다면 더 이상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미래는 없다.


기술로 사회에 도움을 주고, 선진국에서 번 돈으로 개발도상국과 사회 약자를 돕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드러내는 그의 착한 기술은 언제나 우리보다 높은 곳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시드머니: 사업이나 활동을 시작할 때 필요한 초기자금

크라우드 펀딩: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통해 다수의 사람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

콘테크: 건설(Construc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건설공정을 디지털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각종 혁신 기술을 의미하는 신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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