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
바삭한 튀김을 유지하려고
소스를 찍어 먹는
'찍먹'
푹 절여진 고기를 먹으려고
소스를 부어 먹는
'부먹'
튀긴 돼지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어들어
소스통 위로 살짝 묻혀 먹는
'찍먹'
그릇 안에 고기와 소스가 함께 버무려져
튀긴 돼지고기가 눅눅해져도 먹게 되는
'부먹'
이쪽에 발 담궜다가
저쪽에 발 담궜다가
이쪽 방으로 들어갈지
저쪽 방으로 들어갈지
무한히 복도에만 서성이는
'찍먹'
그러니까
나는
'제너럴리스트'가 되고 싶었던 걸까?
이것도 조금 할 줄 알고
저것도 조금 할 줄 알고
이게 아니면 저쪽으로 가고
저게 아니면 다시 이쪽으로 오려고
그렇게 무언가 두루뭉술 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가 되고 싶었던 걸까?
이쪽에 들어와서는
저쪽을 쳐다도 보지 않고
저쪽에 가고 싶더라도
이쪽에 전념하는게 낫다 싶어
아니, 이쪽에 전념하는게
맞다라는 확신과 집중 속에
불안해하지도 않고, 흔들리지도 않는
'부먹'
그러니까
나는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는 없을까?
한 곳에만 푹 절여진, 담겨진
그러니까
한 분야에만 쭉 직진하는
그래서
다른 가능성도 엿보지 않고
다른 불안함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렇다고
제발 외로워하지도 않는
그렇게 꾸준히 전념하는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