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ㅐ Apr 20. 2022

찍먹과 부먹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

바삭한 튀김을 유지하려고

소스를 찍어 먹는

'찍먹'


푹 절여진 고기를 먹으려고

소스를 부어 먹는

'부먹'


튀긴 돼지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어들어

소스통 위로 살짝 묻혀 먹는

'찍먹'


그릇 안에 고기와 소스가 함께 버무려져

튀긴 돼지고기가 눅눅해져도 먹게 되는

'부먹'


이쪽에 발 담궜다가

저쪽에 발 담궜다가


이쪽 방으로 들어갈지

저쪽 방으로 들어갈지


무한히 복도에만 서성이는


'찍먹'

그러니까

나는

'제너럴리스트'가 되고 싶었던 걸까?


이것도 조금 할 줄 알고

저것도 조금 할 줄 알고


이게 아니면 저쪽으로 가고

저게 아니면 다시 이쪽으로 오려고


그렇게 무언가 두루뭉술 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가 되고 싶었던 걸까?


이쪽에 들어와서는

저쪽을 쳐다도 보지 않고


저쪽에 가고 싶더라도

이쪽에 전념하는게 낫다 싶어

아니, 이쪽에 전념하는게

맞다라는 확신과 집중 속에


불안해하지도 않고, 흔들리지도 않는


'부먹'

그러니까

나는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는 없을까?


한 곳에만 푹 절여진, 담겨진

그러니까

한 분야에만 쭉 직진하는

그래서

다른 가능성도 엿보지 않고

다른 불안함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렇다고

제발 외로워하지도 않는


그렇게 꾸준히 전념하는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는 없을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