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올여름 나의 든든한 벗이 되어주었다. 옛말에 '옷은 새 옷이 좋고 벗은 오래된 벗이 좋다."는 말이 있다. 나의 벗들은 글을 쓰기 전과 글을 쓴 후로 나뉜다.
라라크루와 행복일기, 글쓰기 활동을 하면서 나에게 과분한 훌륭한 벗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며 좋은 벗에 대한 정의가 기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했다. 미묘한 감정을 글로 쏟아내면서 가슴 깊숙이숨겨 두었던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다. 주책맞게 합평회 자리에서 울기도 하면서 글벗들 앞에서는 무장해제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심리전문가가 나와서 대담을 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좋은 친구란 오래된 친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같은 학교를 나오고 같은 고향에서 살고 오래 알았다고 해서 좋은 친구가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고 나도 그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때 비로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들어 본 영상 중 가장 공감이 되는 영상이었다.
글벗들에게 늘 신선한 자극을 받고 위로를 주고받았고 오래된 친구에게서도 느끼지 못하던 감동과 환희를 느꼈다.그 영상은 '오래된 벗보다 글벗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더 즐겁고 행복하다면 이상한 건가?"라는 자문에 명쾌한 해답을 주었다.
어쩌면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끼리 모여서 이야기하는 게 재미있는 건 당연한 일인데 말이다.
50대가 넘으면 정리해야 하는 일 중 하나가 인간관계라고 했다. 돈자랑, 자식 자랑, 남편 자랑하는 모임이 있다면모임을 정리하는 편이 낫다.새로운 걸 배우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과 계속 소통하는 게 마음 건강에 좋을게 분명하다.
오은영 박사는 인간이 평생 짊어지고 갈 인간관계가 3명 이상이면 많다고 말했다.
부모, 자식, 남편 벌써 3팀이다. 그러니멀리 떨어져 사는 오랜 친구와 소원해졌다고 해도 크게 안타까워할 일은 아닌듯하다.
글벗들과 글얘기, 사는 얘기를 하고
영어 그룹 친구들과 매번 다른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등산을 하며 산과 벗에 가까워지는 시간이 있다면 성장하고 건강해지는데 모자람이 없지 않을까.
생애 최초로 혼자 호주로 해외여행을 떠난 아들을 보며 문득 나 홀로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수없이 해외를 들락거려도 항상 함께 하는 가족과 벗이 있었다.
부산 여행을 가서 호주 아저씨와 친구가 되어 온 아들이 호주 여행을 가서 한국인 형을 만나 맥주를 마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