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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나들이 Oct 29. 2024

우직하게 하늘을 향하는 우듬지처럼

아이들과 사포지에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린 적이 있다. 거칠거칠한 면에 크레파스가 둔탁하게 칠해지는 느낌이 좋았다. 남은 사포지를 정리하다 손등이 사포지에 쓸렸을 때 생각보다 깔끄러워 놀랐다.


살다 보면 마음이 거친 사포면에 쓸릴 때가 있다.

직장 상사에게, 동료에게, 친구에게, 그냥 남에게

충고를 가장한 비난을 듣거나

의견을 가장한 공격을 받을 때가 있다.


그들이 거친 사포면을 들고 쓱쓱 문지를 때면

피가 철철 나진 않아도 따갑고 쓰라리다.

처음엔 겉마음이 하얗게 일어났다가 발갛게 부어오른다.

시간이 지나면 원래의 무해한 마음으로 서서히 돌아오겠지만

발갛게 부어 오른 곳이 계속 신경이 쓰인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다른 누군가가 상처를 살짝 스치기만 해도 평소보다 예민해진다.

얼른 평온한 마음으로 돌아오기 위해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를 쓴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영화를 보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그런데 마음의 상처에 충실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배려 없는 태도로 상처를 주는 사람의 메시지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까.

존중이 부재된 표현을 사용해 선을 넘는 사람의 언어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배려와 존중이 없다는 건 나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말이다.

상처가 되는 표현을 썼다는 건 내가 상처받는 것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나에 대한 애정이 없는 사람, 내가 상처를 받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나에게 진정한 충고와 평가를 해줄 수 있을까.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겉에 흙이 묻어 있으면 먹을 수 없다.

상처를 주는 평가와 충고는 소화시키기 힘들다.


상처를 주는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말라.

무례한 사람의 말을 마음에 담아 두지 말라.

존중이 빠진 말을 믿지 말라.

그저 나를 믿고 나의 일을 해나가자.


우직하게 하늘 끝을 향하는 우듬지는

세상호기심을 보이는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균형과 중심을 집아준다.

아래에서 단단히 자리 잡고 서있는 나무 기둥과

바람에 흔들리지 않게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우듬지처럼

세상에 휘둘리지 말고

단단하게 서서 나의 균형을 잡자.

그것이 성장의 시간이다.

한 줄 요약 : 상처를 주는 거친 말들을 마음에 담지 말고, 마음을 흔드는 바람에 균형을 잃지 않으며 나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자.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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