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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안느 Dec 30. 2022

이제 전장으로 돌아갈 시간

첫 번째 | 연말 스픽에서 살아남기

이번 연말은 나에게 특별했다. 어쩌다 보니 연말을 코앞에 둔 11월 27일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나는 이 연말을 대비하기 위해 신혼여행을 10월에 미리 다녀오는 파격적인 결정을 하게 되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신혼여행을 먼저 가기도 하냐며 의아해했지만, 동료들은 그래도 신혼여행인데 편하게 다녀오라고 했지만 도무지 2주간의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펼쳐진 그 전쟁 같은 상황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무엇보다 나는 이 연말 전쟁에 진심이었고, 누구보다 뛰어난 용사로, 최상의 컨디션으로 참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미리 다녀온 신혼여행의 만족도는 최상이었다. 1년간 스픽에 모든 신경과 에너지를 쓰느라 너덜너덜해진 심신을 돌볼 수 있었고, 하와이가 주는 건강한 에너지에 인생에 하고 싶은 일들이 와르르 쏟아졌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나의 에너지는 최고조였고, 남은 한 달간은 '결혼식은 오로지 즐기겠다'라는 일념으로 편안하게 준비했다. 결혼식을 후딱 해치워버릴 숙제나 행사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지인들이 다 모이는 신기하고도 따뜻한 자리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역시 생각하는 대로 된다고, 내 결혼식은 웃음이 넘쳤고 참석한 모두가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따뜻한 자리가 되었다. 


결혼식이 끝나고는 이틀의 휴가를 내고 파크로쉬에 가서 온전히 쉬었다. 이틀간의 휴식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메모장을 켜고 마음을 다졌다. 다시 돌아가면 후회 없이 연말을 보내겠노라고. 도전의 결과는 알 수 없지만 도전에 있어서 실패는 나의 성장의 양분이 되겠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은 분명 후회가 될 테니까. 


당시 내가 작성해서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다짐 글을 여기에도 옮겨본다.




축제는 끝나고 이제 다시 전장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영어 교육 업계의 피크 오브 피크인 1월 1일을 이제 정말 코앞에 두고 있으니 ‘직장’이 아닌 ‘전장’이라는 말이 더 적확할 것 같아요.(신혼여행을 먼저 다녀온 것도 이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으니..)


어느새 마케터라는 이름으로 7년이라는 시간을 꽉 채웠는데 ‘마케팅’이라는 게 무엇인지, 그걸 또 잘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마케팅을 잘하는 사람이 누구냐!’라고 묻는 다면, 저는 몇 십 년 차 마케터도, 반짝이는 MZ 세대도 아닌 ‘간절한 사람’이라고 답할 것 같아요.



그냥 우리 회사가 잘 됐으면 좋겠고, 이 결과가 마치 내 성적표 같아서 계속 들여다보는 사람. 그리고 이것 때문에 안되나 이것저것 건드려 보고 그러다 터지고.. 그러면 더 간절해져서 자다가도 일어나서 성과 대시보드를 켜는 사람이요.


아마 팀을 이끌고 있는 분이라면, 수동 입찰을 잘하고 광고 최적화를 잘 시키는 마케터보다 이런 마케터 구하는 게 어렵다는 걸 백번 공감하시겠지요. 그런데, 정말 #스픽 은 신기하게도 이렇게 간절한 마케터들이 모여서 1월을 향해 한 땀 한 땀 신중하지만 또 과감하게 뛰어가고 있어요.



화려한 경력과 기술은 없어도 이런 간절함이라면 우리가 또 한 번 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요즘입니다. 올 한 해 동안 인스타에 올린 즐거운 순간 외에도 우리끼리 휘청 거리고 넘어지면 또 일으켜 세워 먼지도 툴툴 털어주면서 잘해보자고 다짐했던 시간들이 너무도 많았는데요.



우리 남은 한 달도 잘 버텨보자고! 이 레이스를 다 같이 멋지게 완주해보자고 다짐해 봅니다. 아마도 저의 12월은 스픽 점유율이 99% 일 것 같아서, 떨리는 마음에 올려보는 피드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speak_kr 많은 응원과 많관부.이제 전장으로 돌아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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