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넘긴 치통, 발치로 이어질 수 있어..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라는 속담이 있다. 치통이 야기하는 고통이 그만큼 크다. 워낙 개인차가 큰 영역이라 그 크기를 정의할 수는 없지만, 혹자는 치통이 야기하는 고통이 고통 끝판왕이라 알려져 있는 출산이나 요로결석 때 보다 크다고 말한다.
통증은 사실상 우리의 신체가 보내는 시그널이다.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대비할 수 있게 한다. 신체 부위의 손상을 알리는 동시에, 그 회복 시까지 손상부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또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손상부위가 회복될 때까지 감내해야 할 고통의 범위와 크기가 상당하다. 단순히 신체에 가해지는 통증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심리상태에 까지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그러므로 우리는, 통증을 가벼이 여길 것이 아니라 발생 즉시 적극 대응해야 한다. 혹여 만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좋다. 치통의 원인으로 손꼽히는 치주질환의 경우 초기 통증이 심하지 않다. 불편함마저 크지 않아 '이러다 말겠지' 안일한 마음을 갖게 한다. 즉, 치주질환은 만성이 되기 쉽다.
앞서 치주질환의 초기 통증이 심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만성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치주는 치아를 물리적으로 지지하는 동시에, 필요한 혈류 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치주에 병변이 생기면 어떤 결과를 낳겠는가.
예기치 못한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흔들리고 무너지듯 미처 대비하지 못한 치주질환으로 잇몸이 녹아버린 치아는, 온전한 자리를 지킬 수 없게 된다. 서서히 흔들리고, 무너져 간다. 그 과정에서 출산이나 요로결석 못지않은 커다란 통증과 불편함 등의 잡음이 생겨 결국 발치를 결정하게 된다.
발치 후에는 임플란트나 브릿지 등의 의치를 통해 치아기능을 회복하게 된다. 문제는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잇몸질환 특성상, 임플란트 수술 후 임플란트 주위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평소 철저한 위생관리와 더불어 정기검진이 필수다.
무심코 넘긴 치통은 치아를 잃게 하는 원인이 된다. 가벼운 통증이라 해서 무조건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점점 그 범위를 확장해가는 병변의 특징상 치주질환이 생긴 부위와 인접한 치아마저 잃을 수 있어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최근, 주식이나 비트코인 등 투자 열풍이 불면서 '티끌 모아 티끌이다'라는 웃지 못할 풍자가 유행이다. 자산은 티끌 모아 티끌이지만 치통 등의 통증은 티끌 모아 태산이 된다. 통증만이 태산이 되는 것이 아니라 치료 시 소요되는 기간이나 비용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변을 크게 키우고 싶은 사람은 없으리라.
당신은 치석이 없다고, 잇몸질환에서 자유롭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지금 당장, 치과에 내원해보자. 잇몸질환의 원인이 되는 치석은 누구에게나 있다. 치과의사인 나에게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