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땐, 벗어야 한다.

종일 눌려있던 잇몸에게 자유를..!

by Uline
틀니, 종일 착용은 안 돼..



발을 새로 샀다. 신어보고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걷다 보니 불편함이 느껴졌다.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결국 사달이 났다. 발꿈치에 생긴 물집이 터져 피가 흘러나왔다. '오랜만에 구입한 새 신발에 핏자국이라니..' 란 생각도 잠시,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통증에 당장에라도 신발을 벗어던지고 싶었다.


발을 벗고 나니, 걸으며 느꼈던 통증은 온데간데없다. '신발을 벗자마자 당장 신발끈을 조절하고, 발꿈치 소독 후 약을 발라야지' 걸으며 수없이 곱씹은 다짐도 함께 사라졌다. 온 정신이 발에 쏠려있다 확 풀어지면서 기분 좋은 나른함까지 느껴진다.
그다음 날 다시 똑같은 과정을 반복했다. '시간이 흐르면 적응되겠지' 안일한 생각이 스쳤다.




자는 다소 귀찮은 과정이라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틀니 제작을 위해 내원한 환자의 모든 것들을 알고자 한다. 위아래 턱의 교합상태, 점막의 컨디션, 혀의 크기나 활동성, 환자의 기저질환에서 생활습관에 이르기까지 최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처럼 틀니는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해 만들어진다. 그럼에도 틀니는 불편하다.


명 사이즈가 맞는지, 발은 편한지 까다로운 기준에 맞춰 구입한 신발이 발꿈치에 상처를 만드는 것처럼, 깐깐한 검사를 선행하여 딱 맞게 맞는 틀니도 잇몸을 괴롭게 한다. 특히 틀니를 처음 착용하는 사람이 느끼는 불편함은 어마어마하다. 자유롭던 잇몸이, 혀가, 입술이 어느 날 갑자기 딱딱한 플라스틱의 제재를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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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식사도 편하지 않다. 입 주변 근육이 틀니에 적응을 하지 못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이물감으로 발음조차 쉽지 않다. 그럼에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적응이 될 것이란 것을, 우리는 그간 습득한 지혜로 알고 있다. 다만 이물감을 넘어 구토 증세가 올라오거나, 씹을 때마다 전해지는 들썩임에 틀니가 고정되지 않는다면 그땐 내원하여 수정을 받아야 한다. 마냥 참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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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의 수정을 거치고 수 주간의 시간이 흘러 적응이 되고 난 이후에는 언제 불편함을 느꼈냐는 듯 틀니를 빼고 싶지 않다. 틀니는 잇몸까지 제작이 되기 때문에, 틀니를 착용하지 않은 내 모습과 틀니를 끼고 있는 내 모습의 편차가 크다. 그렇다. 후자일 때 우리는 훨씬 젊고 건강해 보인다. 그렇다 해서 틀니를 하루 종일 끼고 있으면 절대 안 된다.


소의 개념이 우리와 다른 서양이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에 오면 바로 신발을 벗는다. 하루 종일 수고한 발을 깨끗이 닦아내고, 충분히 휴식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이다. 또 집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자주 틈틈이 신발을 벗는다. 얽매여 있던 발에게 자유를 주는 것만으로도 피로감이 사그라들기 때문이다. 혹여 새 신발 등으로 인해 상처가 생겼을 경우, 상처부위가 아물 시간을 줄 수 있다.


니 역시 마찬가지다. 잘 때는 빼두어야 하고, 잘 때가 아니더라도 잇몸에 과한 피로감이 느껴진다면 잠시 빼두는 것이 좋다. 이는 틀니를 세척하기 위함인 동시에 잇몸과 잇몸뼈에 휴식을 주기 위함이다. 잇몸이 충분히 쉬지 못하면 염증이 생기거나 감염이 생길 위험이 있다. 특히 컨디션이 떨어져 있는 경우 염증이나 감염 발생률이 높아지고 불편함도 더 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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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틀니 사용 중 잇몸이 눌려 통증을 비롯한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잠시 빼두고 잇몸 점막이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사회활동 중이라 충분한 시간 빼두기 힘들다면 점막을 부드럽게 마사지해줘야 한다. 불편한 발을 신발에서 해방시키고 발 마사지를 해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니는 깨끗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입에 들어가는 물건이니 깨끗하게 다루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아니겠는가. 더군다나 입은 온갖 세균의 온상이기에 더더욱 관리에 힘써야 한다. 식사 후에는 입안을 헹구고 칫솔로 잇몸을 부드럽게 닦아내는 것이 좋다. 흔히 틀니에는 치석이 쌓이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틀니에도 치석이 쌓인다. 때문에 식사 후에는 이전에 그래 왔듯 깨끗하게 양치를 해야 한다. 틀니에 쌓인 치석은 잇몸 염증을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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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를 세척할 때에는 틀니 전용 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마모제가 들어있는 일반 치약 사용은 금물이다. 주방세제를 이용해 틀니를 깨끗하게 긴 시간 닦아준다. 자기 전에 틀니를 빼내어 보관할 때에는 세정액 속에 담가 두는 것이 좋다. 틀니는 언제나 젖어있는 상태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변형이 생겨 틀니의 기대 수명이 짧아진다.




체에 등장하는 노인은 늘 체구가 작다. 기골이 장대했던 사내도 노인으로 그려지는 순간 쪼그라든 것처럼 그려진다. 그러나 실상 노인이 된다 해서 체구가 확 줄진 않는다. 오히려 나잇살이 들어 사이즈가 늘어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런데, 잇몸은 쪼그라든다. 틀니를 착용하고 있는 순간마저 알게 모르게 그 부피가 준다. 그렇기 때문에 틀니의 영구적 사용은 불가하다. 줄어들기 전 잇몸 사이즈에 맞춘 틀니가 편할 리 없지 않은가. 그러니 틀니 사용자는 주기적으로 내원하여 잇몸과 틀니 상태를 점검하고, 더 이상 틀니 조정이 힘든 순간이 오면 오늘의 나의 잇몸에 맞게 새로 제작해야 한다. 더이상 맞지 않거나 닳을 대로 닳은 신발을 꾸역꾸역 신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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