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자서 지각이거나, 책상 위에서 물이든 커피든 엎질렀다거나.(키보드 위라면 더 최악이다.)
유난히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 출근했더니 하루에 쓸 에너지를 이미 다 써버렸다거나.
무엇이든 하루의 시작을 망치는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그런 날은 그다음 일들도 자꾸 꼬이기 시작한다.
머피의 법칙이라고 하던가.
이렇게 시작한 하루는 길을 가다가 누군가와 기분 나쁘게 부딪히거나, 같이 일하는 사람과 충돌이 생기기도 한다. 기분도 안 좋은데 일찍 좀 퇴근해보려고 하면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발목을 잡고, 배가 고픈 늦은 시간 기껏 찾아간 음식점이 휴무일이다. 결국 녹초가 되어서 집으로 돌아오면 엉망인 에너지가 가족이나 연인과의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국 그렇게 온통 엉망인 하루가 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럴 때 뭐 같다며 욕을 하는데, 반대로 묻고 싶다.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얼마나 꽃 같았는지.
이런 최악의 상황들이 줄줄이 기다리는 날에도 하루를 꽃 같이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감정 스위치를 쓰는 것이다. 아침부터 화가 머리끝까지 나고, 짜증이 치솟는 날에도 그때의 그 엉망인 상황을 꺼버리자. 스위치를 누르듯 마음속으로 '딸깍'하면 된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래, 이 기분은 여기까지만.
온종일 짜증 나고 힘든 기운으로 하루를 보내면 정말 머피의 법칙대로 더 최악인 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하지만 감정 스위치를 쓰면 비록 나의 아침은, 오전은, 저녁까지는 엉망이었지만 이후의 시간은 꽃 같아질 수 있다.
그래서 묻고 싶은 것이다. 하루가 그냥 엉망이었는지 꽃 같았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꽃 같았는지 말이다.
하루 24시간을 1분 1초 온전히 행복하고 기분 좋게 보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오후만큼은, 저녁시간만큼은, 자기 전만큼은 충분히 좋을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