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그 후_9) '막연자'
사람이 막 날아오르려 할 때
인생은 느닷없이 도약의 팔을 꺾지
마치 자연스러운 세상의 이치라는 듯,
그래, 너는 그렇게 큰 세상이라는 존재라서
나라는 미물의 꺾어짐 따위는 신경 쓸 일도 아니라는 듯.
그러나 그것은 바로 세상 네가 두려워하는 것.
크고 거친 너조차도 미처 소유하지 못하는 내 정신의 뿌리.
너무 크기에 세상이 차마 가져보지도 못한 인간의 연민과 다정한 사랑.
그 질투로 인한 휘몰아쳐대는 너라는 세상
나는 네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나 절대 너의 소유가 되지 않겠다.
절망으로 순종하라 할 때 행복으로 벗어나겠다.
그러니 이미 너는 내게 졌다.
<눈을 처음 맞은 올해, 배운의 왼손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