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죠앤 Oct 12. 2022

돈을 향한 짝사랑 이제 끝. 오늘부터 1일

파트2. 인생 되감기

자, 제가 찍어온 점을 찾아보았어요. 점을 다시 살펴보고 이어보니, 아직 근사한 별 모양까지는 보이지 않아요. 그래도 무언가 남다른 모양으로 만들어질 듯하네요. 무수히 많은 점 속에서 ‘글 쓰는 나, 그림 그리는 나’를 발견했어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도 찾아낼 수 있었고요.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제가 찾은 점을 잘 이어 나가면 되는 거죠! 나 답게!


잘해오고 좋아했던 일을 찾아내자 마음 속을 무겁게 했던 돌멩이 하나가 치워지는 기분이었어요. 

이 일을 하면서 나만의 돈도 벌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생겼죠. 그동안은 돈을 졸졸 쫓아다니기만 했잖아요. 

그랬더니 전혀 나를 쳐다봐 주지 않는 일만 생겼어요. 다른 사람은 잘도 바라보면서. 쳇. 

역시나 일방적인 관계는 결과가 좋지 않네요. 


통장 잔고에 숫자만 늘리겠다는 마음만 있었고 부의 기준이 없긴 했어요. 내 삶의 기준도 없었으니 돈을 대하는 마음이나 자세를 제대로 갖추고 있을 리가 없었죠. 생각해보니 그렇게 누군가를 쫓아다니고 흉내내서 돈을 벌었다 한들 진짜 부자 다운 부자가 되었을까요. 아마 수중에 들어온 돈을 제대로 유지하기도 힘들었겠죠. 


사실 저는 돈 앞에서 솔직하지도 않았어요. 티를 내면 속물 같아 보였거든요. 


‘돈을 많이 벌고 싶어!’를 마음 속에 외치면서도 돈을 밝히지 않는 쿨 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랬더니 마음 따로 행동 따로 노는 사람이 되었죠. 그러니 돈이 저를 쳐다볼 일이 없죠. 자기를 좋아한다고 말 한마디 안 하면서 쫓아다니기만 하니 얼마나 이상했을까요? 차라리 돈을 좋아하는 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돈과 가까워질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는 게 맞았는데 말이예요.


돈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고 계시나요? 왜 돈 앞에서 솔직하지 않고 돈 밝히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을까요? 어릴 적 읽은 전래동화 책에서 무의식적으로 배웠던 기억이 나요. 돈을 밝히면 욕심쟁이고 착하게 살면 다 하늘에서 복이 내려온다고요. 그런데 결국 그 복은 ‘돈 복’ 아니었던 가요? 

결국엔 돈이 부족한 행복을 채워주는 이야기로 결론지어졌죠. 돈도 행복의 중요한 요소라는 메시지를 읽지 못하고 그저 착하게 살면 된다라고만 배운 게 너무 안타깝네요.


어느 새벽시간, 제가 바라는 미래모습을 그려보았어요. 그리고 비로소 인정하게 되었죠. 

저는 돈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요. 원하는 삶을 상상해보는데 돈이 곁에 없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이토록 절실하게 마음 속에 꾹꾹 담아두고 있는데 왜 좋아한다고 솔직하게 인정하지 못했을까요.


"야! 내가 널 좋아한다고!!! " 

돈을 향해 마음 속에 꾹꾹 숨겨두었던 고백을 했어요. 좋아한다는 마음을 인정하기까지 40년이 넘게 걸렸네요. 뭐 이리 지독한 짝사랑이 있나요. '나는 돈을 좋아해'라는 이 한 문장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자, 

희뿌옇던 앞날이 조금은 밝아져 보였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도 찾아냈고, 

돈을 좋아하는 마음도 인정했고. 그럼 이제 앞으로 내 일을 만들고 올인하면 되잖아요?

정리하고 나니 이렇게 간단한 사실을 참 오랜 시간 돌고 헤매고 있었네요. 아낌없이 지갑만 열면서요. 

제 마음부터 여는 게 우선이었는데 말입니다. 

좋아하는 돈을 무작정 쫓아다니는 짝사랑이 아닌 일단 친하게 지내보기로 했어요. 친하게 지내려면 순서가 필요하죠. 급한 마음에 서두르면 그르치고 마니까요. 작은 돈부터 값지게 벌면서 차츰차츰 돈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늘려 보기로 했어요. 그 시간들이 쌓이면 어느 새 헤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겠죠? 


“내 고백 들었지? 오늘부터 우리 1일차!” 



이전 09화 아빠의 유서 같은 기록, 내가 남길 기록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