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선거 날이라 빨간 날. 그래서 왠지 주말같이 느껴지지만 사실은 수요일.
기상은 6시 30분. 알람은 항상 6시에 맞추어져 있지만 졸려서 30분을 더 자버렸다. 일어나도 비몽사몽. 잠을 깨기 위해 이어폰으로 노래를 튼다. 잔잔하지 않은 곡. 노래를 들으면서 잠을 깬다.
8시. 아침 식사를 한다. 오늘 아침은 D를 제외한 가족 모두 식사를 했다. 부모님은 어제 먹다 남은 아구찜을 드시고 나는 아구찜을 먹지 않기 때문에 간단하게 두부구이를 먹었다. 그러고 보니 오래만에 두부구이였다. 두부하니까 아빠께서 순두부찌개가 먹고 싶다고 했지만 엄마는 D가 먹기 싫어한다고 못한다고 하셨다. D의 말에 따르면 금방 질려서라고. 하긴 그렇다. 순두부찌개를 2번이나 했는데 신난 건 나 뿐이었다.
밥을 다 먹고 좀 쉬다가 외출할 준비를 한다. 투표소까지는 10분 거리. 외출 전 자고 있던 D에게 9시이니까 일어나라고 외친다. 원래는 8시에 깨우지만 오늘만 봐준 거다. D는 학교를 안 가면 늦게까지 자기 때문에 엄마께서 나한테 깨우라고 하는 편이다. 깨우고 가려는데 D가 한 마디를 한다.
"펜 사와."
무슨 소리인가. 어제 분명히 투표만 하고 집에 온다고 하지 않았나. 오늘은 남부도서관(대학도서관이 휴관 중이라 요즘 자주 가는 도서관)도 휴무인데. 나는 거부 의사를 표현하고 집을 나와 투표소로 향했다.
9시, 투표소에 도착했다. 투표하기에 앞서 배치해놓은 유인물들을 살펴본다. 문화행사 중에 뭐 건질 거 있나 살펴보지만 없다. 그리고 지난 번처럼 2층으로 올라간다. 같은 곳에서 몇 번 투표했기 때문에 수월할 것 같은데 안쪽은 순환 방향이 반대가 되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번호를 외워놓고 갔기 때문에 금방 신원 확인하고 투표했다. 투표하고 딱히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왔더니 10시가 되었다. '이제 과제를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D에게 책상을 빌린다고 하고 노트북을 킬 준비를 했다. 앉기 전에 따뜻한 보리차도 준비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해야지…'하다가 어제 개인적으로 보려고 다운받았던 논문 보고 게임 한다고 2시간을 날리고 말았다. 젠장. 정신차리고 이제 과제에 쓰는 논문을 다운받는다. 논문 사이트는 아니고 온라인 강의실에 따로 올려주셔서 고생할 필요는 없다. 과제는 논문 요약인데 오늘 다 할 생각은 없다. 조금만 하고 다른 것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논문을 키고 소제목을 적고 보니 12시이며, 배고프니 점심을 챙기기로 한다. 점심은 아침과 별 다를 건 없다. 김치찌개 남은 건더기에 두부구이. 밥을 먹고 나서는 가족끼리 대화했다. 여기서 항상 웃음거리는 엄마와 D가 주는 편이다. 둘의 성향이 비슷해서 서로 맞장구 치다보면 옆에서 듣는 내가 호흡곤란이 온다. 나는 아주 가끔 (난 진지한데 남한테 웃긴) 웃음 폭탄을 던져주는 역할이고 평소에는 그냥 웃는다. 웃어주는 게 아니라 그냥 웃겨서 웃는다.
그렇게 웃다 보니 1시가 되었다. 이제 하던 걸 해야 한다. 일단 강의 과제로 내준 30장 분량의 논문을 오늘은 어디까지 요약할까 생각해본다. 기간은 다음 주 화요일 오후까지인데 오전에도 강의가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월요일까지다. 생각해본 결과 오늘은 조금만 하고 다른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획한 것 같지만 그냥 기분이다. 그래서 오늘은 4장 분량의 머릿말만 끝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하고 있던 다른 논문 요약을 한다. 논문의 공통된 주제는 바로 고구려 유리왕. 특히 <황조가>와 관련된 논문인지라 흥미 있는 내용들이 있어서 즐겁게 내용을 요약했다. 어느 정도 하고 나서는 자캐 정보 정리하고 게임했다. 게임은 프로젝트 세카이 일본판 버전. 여자 최애가 시노노메 에나인데 에나 중심 스토리 나와서 봤는데 이것들이 감동을… 그래서 그냥 오늘 글은 이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