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난 곳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이지만(엄마는 병원 이름까지 잘 알고 있다. 곽으로 시작하는.), 6살부터 살고 있는 덕하는 제2의 고향이다. 아빠에게 직장을 소개해준 큰아빠의 권유에서 시작된 울산 생활이지만, 20년을 살고 있는 현재는 가장 정들어버린 곳이다.
덕하에 20년 살면서 주변은 정말 많이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덕하역인데, 덕하역에 전철이 뚫려 부산까지 1시간 만에 갈 수 있게 된 건 이제 3년차다. 덕하역과 나는 무궁화호 시절부터 천천히 추억을 쌓던 사이다. 지금은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갑자기 동래로 가버리셨을 때 펑펑 울던 일, 답사로 경주에 갔을 때 선생님께 태화강역 대신 덕하역에 내리겠다고 했던 일(대부분 학생들은 태화강역이 가깝다), D와 인생 첫 부산 코믹월드 간 일 등. 이후 2021년 말에 전철이 뚫리면서 그 역과 더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덕하역이 없었으면 나는 부산에 그렇게 자주 가지 못했을 만큼 원래부터 철도에 익숙했지만, 전철이 되니 더욱 더 인사를 환하게 하고 있다.
청량초와 청량중 주변도 많이 변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청량중에서 청량초로 가는 길목은 한창 공사 중이었으며, 공사가 끝난 것은 대학생 때로 기억하고 있다. 현재 학교들은 그린 스마트 사업으로 인해 공사 중인데, 이 학교들이 각각 97년, 70년 된 학교이기 때문에 선정된 것이라고 한다. 학교에 다녔을 당시 여러 번 페인트칠을 했던 노후 건물이 대학원생 때 사라지고 새로 짓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언덕 등반으로 다녔던 중학교가 언덕을 깎아내리고(작은데다 충분히 주변보다 높은 학교다) 도로와 평지로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공영차고지와 아파트도 생겼다. 특히 덕하공영차고지는 버스의 편리함을 안겨주었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정류장은 그 애매함으로 버스가 갈라지는 곳이지만 그 이전에 비하면 버스의 종류가 많아졌다. 그리고 아파트는 나에겐 건너편의 이야기이지만, 이로 인해 이 지역이 활발해지는 느낌을 받고 있다.
도시 외곽에 해당되는 이 지역이 도시 개발에 유리하다는 주목을 받아 성장하는 것을 보고, 일찍 이 곳에 정착한 건 정말 운이 좋았구나. 미래에 내가 독립한다고 해도 이 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 오랫동안 덕하라는 곳에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