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정이 맞을까요?

by 안태현

친구와 오랜 시간 통화를 했습니다. 연애에 대한 고민을 털어내더라고요. ‘지금 누가 누구에게 연애 상담을 하는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말 하면서도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줬고, 성심성의껏 저의 생각을 얘기해줬습니다. 그러다 이걸 글로 쓰면 더 정리가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키보드 앞에 앉습니다.


상대와 만난 지 별로 안 된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과연 이게 내가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단순히 호기심인 건지 모르겠다는 고민이 이어졌습니다. 호기심도 호감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 호감이 더욱 발전하면 좋아함이 되고, 사랑이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닐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는, 그런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런 감정이 생기는데 과연 계속 만나는 게 맞냐고 물어봅니다. 참 바보 같은 질문입니다. 일단 만나라고 얘기했습니다.


나는 좋아하는 감정이 아닌데, 상대가 그런 감정이면 내가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것 아니겠냐고 털어놓습니다. 왜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냐고 얘기했습니다. 우리는 결과를 늘 알지 못하고,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미 결론을 생각하고 만나면, 항상 그 결론의 부정적인 감정들이 상황을 지배합니다. ‘내가 그 사람한테 상처를 주면 어쩌지’ 혹은 ‘이 만남이 일찍 끝나버리면 어쩌지’ 등의 걱정입니다. 부정적인 결론을 생각하면 항상 우리의 삶은 그 곳으로 향합니다. 내가 피하고 싶은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과정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상대방이 나에게 느끼는 감정과 나의 감정의 차이가 심하면 어쩌지라고도 말합니다. 그럼 서로 채우면 됩니다. 그 사람이 부족하다면 내가, 내가 부족하다면 그 사람이 서로를 채우면 됩니다. 그러면서도 나를 비우는 건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존재로서 채우는 것이지 나의 감정으로서 채우면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지쳐 갑니다. 내 존재는 늘 그 자체로 있지만, 나의 감정은 어쨌든 소비되는 것입니다.


전 연애의 결과들이 이런데 과연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라고 고민합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겁니다. 과거는 현재로 계속 이어집니다. 과거로 인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현재입니다. 하지만 미래는 다릅니다. 지금의 현재가 만들어가는 것이 미래입니다. 얼마 전에 방영한 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에서는 이런 내레이션이 등장합니다. “현재는 곧 과거가 된다. 현재를 바꾸면 과거를 바꿀 수 있다. 현재를 바꾸면 미래가 바뀐다. 지금 이 순간만이 온전히 내 것이다.” 참 좋은 말이라서 따로 메모를 해뒀습니다. 과거는 중요치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든, 지금의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고자 하면 좋겠습니다.


연애 상담이 어느새 인생 상담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여전히 자기의 감정을 몰라서 허덕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게 좋아하는 게 맞는 걸까’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과연 적성에 맞는 것일까’ ‘좋아하는 것일까 그리워하는 것일까’ 등의 감정들입니다. 하지만 지금 느끼는 감정의 첫 느낌을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것일까, 호기심일까’라는 말에서 결국 앞에 나오는 게 자신이 느끼는 감정입니다. 좋아하는 것인데, 걱정이 뒤따르는 겁니다.


지금 느끼는 감정은 다 맞습니다. 다만 다들 뒤따르는 것들을 생각하지 말고, 앞서는 것들을 먼저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뒤따르는 감정들이 당신의 앞선 발걸음을 맞추지 못하게 빠르게 달려가세요. 현재를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당신의 아름다움이 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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