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의 위엄
33주 까지 근무하고, 출산 휴가를 미리 써서 집에서 쉬었다. 쌍둥이의 출산휴가는 단태아의 90일이 아닌 120일이기 때문에 출산휴가를 좀 당겨서 쓰는 부분에는 더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출산휴가를 길게 쓸 수 있다고 육아휴직까지 더 길게 쓸 수는 없었음…) 제가 난임 병원 졸업 후에 대학병원으로 전원한 것은, 쌍둥이를 자연 분만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어서였는데, 결과적으로는 아기들이 둘 다 역아라서 할 수는 없었다. 이게 모든 조건이 잘 맞아야 할 수 있는 것인지 단순히 엄마의 생각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더라는... 아무리 고양이 자세 등 역아 위치 전환에 도움이 된다는 동작을 많이 해보아도 태동만 격해질 뿐(싫어하는 것 같았음) 돌아오지는 않았다.
그게 뭐라고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좀 속상함이 있었다. 다행히도 산부인과 담당교수님이 정말 훌륭하신 슈퍼 힐러(?) 셔서, 섭섭한 산모의 마음을 완전 잘 달래주셨다. 정말 팔자론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후에도 인생에서 뭔가 내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장애물에 부딪힐 때 그냥 아 그냥 팔자려니.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오히려 쿨하게 다음 행동방향을 고민하게 되어서 종종 활용하고 있다.
막달 전까지 회사를 다닐 때만 해도 그냥 배가 좀 무겁다 정도였지, 힘든 포인트들은 별로 없었는데, 막달이란 굉장한 것이었다. 다리도 퉁퉁 붓고, 배는 정말 커질 대로 커져서 잠시 후면 찢어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잘 때는 정말 쌀가마니를 배에 올려놓은 것 같이 무거워서 숨이 잘 안 쉬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옆으로 누워서 자도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막달에는 잠도 좀 설쳤던 것 같다.(원래는 누가 업어가도 모르게 잘 잠)
잘 때는 그랬고, 깨어있을 때 나를 괴롭혔던 것은 역류였다. 정말 자궁이 일단 그렇게 커진다는 것도 정말 신기한 일이지만, 커진 자궁이 내 위까지 압박해서, 뭐만 먹었다 하면 물만 먹어도 그냥 항상 식도에서 먹은 것과 위액이 찰랑찰랑한 느낌이었다! ㅠㅠ 너무 불쾌하고 쓰라렸다… 그래서 겔 x스 같은 위산 역류 약을 달고 살아야만 그래도 지낼만했다. 마지막에는 출산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10년 차 부부와 쌍둥이 딸들이 뽁짝대는 얘기
#내맘이다묘 #아기가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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