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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o Jul 12. 2021

4. 육아 후 알게 된 냥님의 인자함

이 의젓한 냥님은 누구시죠


































































































사실은 아기가 넷?? 고양이 둘에 대한 얘기


우리 집에는 2010년에 태어난 고양이 사샤와 2011년에 태어난 고양이 백구가 있다. 2010년은 결혼하기 1년 전이었는데, 이때 남편(=당시남친)이 야근이 너무너무 심해서 맨날 새벽 2-3시에 퇴근하던 때였다. 곰돌씨는 전략적으로, 이래저래 약속이 많을 법한 사회초년생인 여자 친구가 고냥이를 키우도록 독려(?)했고 나는 회사가 끝나자마자 세상 귀여운 아깽이를 돌보러 맨날 집으로 쌩 퇴근했다. 그러고 나서 2011년에 결혼을 하고는 우리 둘 다 집을 비우다 보니 사샤가 심심해 보이는 것이었다. (이건 사실 사샤 의견도 들어봤어야 하는 것인데, 아마 사샤는 정말 전혀 심심하지 않았을 것으로 지금 생각됨..) 그래서 똑같은 암컷 고양이인 줄 알았던 백구를 데려왔다. 이름도 원래는 '백희(=베키)"라고 지었는데, 분명 여자 고양이인 줄 알았는데 이틀 지내다 보니 뭔가 이상한 것이었다.... 알고 보니 수컷이었던 것! 그런데 이미 며칠 지내면서 정도 다 들었는데 뭐 수컷으로 판명 났다고 해서 키우던 냥이를 안 키울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냥 둘 다 중성화시켜서 잘 키우고 있다.


TMI: 왜 백구를 백구라고 이름 지었냐고 하면.... 사실 백구는 터키시앙고라로 굉장히 고급진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는 그루밍도 정말 어설프고, 뛰어서 착지도 잘 못하고, 뭔가 매일 묻히고 다니고... 등등 조금 보통의 고양이 같지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왠지 고양이같지 않은 털털함이 돋보여 백구라고 지었다 :)



고양이랑 아기를 같이 키울 수 있겠지?


고양이를 아기랑 같이 키운다고 할 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사실 다른 것보다도 두 가지가 걱정이었다. 1) 고양이가 가끔 놀랄 때 할퀴는 것이랑 2) 청소를 해도 해도 항상 굴러다니는, 서부영화 느낌 충만한 tumbleweed 같은 털 뭉치였다. 사샤는 얌전한 고양이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 집사가 선 넘는다 싶으면 화악! 할퀴는 그냥 고양이이고, 백구는 정말 잘 할퀴는 고양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모종 고양이를 키우는 집 특성상 털은 언제 어디서든 존재하기 때문에,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혹시라도 뭔가 안 맞으면 어떡하지 라고 걱정을 조금 했었다.



동네 사람들 저희 고양이들 좀 보세요


정말 놀랐던 것은 고양이들이 아기들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하든 화를 한번 안 냈다는 것이다. 동물도 이 작은 생명체가 너무나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아는 걸까? 인스타 댓글에서도 동물이 아기에게만은 관대하다는 증언이 정말 많았다! 어쩌면 털 친구들은 사람들의 말은 잘 못 알아들어도 아기의 귀여움과 순수함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하나 싶기도 하다.(아니면 그냥 우는소리가 무서워서 일수도 있을까?) 어쨌든 나의 감시하에 고양이들과 같은 공간에 있어도 잠시 한눈팔면 고양이 꼬리를 장난감 인형처럼 잡고 딸랑이처럼 흔든다든지, 지나가는 고양이 등을 북 두드리듯이 두드리기도 하는 긴장되는 상황도 있었지만 고양이들은 그냥 하악질도 안 하고 도망 다니기 바빴다. (고양이들 고마워...)



고양이와 아기들의 교감


아기들이 좀 크고 나서는 하면 안 되는 일에 대해 학습이 잘 되어서, 더 이상 꼬리를 잡거나 고양이를 놀라게 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엄마가 주는 고양이 간식을 뺏어서 스스로 주기도 했다. 그랬더니 고양이들과 아기들이 급속도로 친해졌다. (츄르로 맺어진 너희들의 우정) 백구는 아직도 좀 도망을 좀 다니기는 해도 가끔 아이들에게 와서 꼬리로 친한 척도 하고, 사샤는 아이들에게 가서 간식도 달라고 하고 그리고 아이들이 안아보려고 치면 가만히 안을 수 있게 기다려주기도 한다. 아이들은 사샤가 너무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너무 좋다고 한다. 사샤는 사실 지금 11년을 살아서 거의 할머니 고양이이다. 아이들에게 사샤가 할머니 고양이라고 하니 할머니니까 잘 쉬어야 한다고 고양이에게 방석도 챙겨주고, 말도 자주 걸어주고 엄청 애정을 주고 있다. 사샤도 내가 보기에는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사샤도, 백구도, 아이들이 많이 클 때까지 우리 가족으로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다.








10년 차 부부와 쌍둥이 딸들이 뽁짝대는 얘기

#내맘이다묘 #아기가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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