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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가J May 21. 2024

나이도 찼는데, '그냥' 걔랑 결혼했어야지

" 요즘 어떻게 돼 가? 그 사람이랑? "

" 안 맞는 것 같아서 정리했어. "

" 세상에 100% 다 맞는 사람이 어딨어. 맞춰가면서 사는거지. 나이도 있는데 '그냥' 결혼하지 그랬어 "


관심과 안부일텐데, 왜 이렇게 불편한지.

결혼이라는 제도에 사인을 하고 참여중이면, 그리고 출산까지 해버리면, 삶에 대한 시각이 바뀌어버린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는 영역에 대해 '얼른' 경험해보길 바란다며 연애를, 제도참여를 종용한다.


아예 비혼주의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제도에 대해, 사람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항상 옆에 누군가가 있어준다는 것. 생각해보면 꽤 로맨틱하지만 나랑 잘 맞는 누군가가 옆에 있어야 사랑스러운 일상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상대방의 가정환경과 가치관 생활습관등에서 삐그덕 거려 일상은 조금씩 파멸된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더 오래 같이 있기 위해 결혼한다지만 그 외에 줄줄이 소세지로 딸려오는 것들이 부담스럽다.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 '그냥' '아직도' '유난스럽게' 라는 툭 내뱉는 부사들로 정리되기에는 골치아픈 것들임을 본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행복이 넘쳐나는 가정도 있다. 아마도 '사랑'하는 상대방을 위해 양보하고 참고 배려하는 끊임없는 연습의 결과물일 것이다.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일상의 모든 것을 공유한다는 것은 꽤 큰 도전이다. 거기에 새로운 생명체까지 등장하게 되면 삶을 새로 뜯어고쳐야 할 판이다. 그 혼란스러움과 끝없는 도전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은 엄청난 책임감과 꽤 멋진 어른스러움으로 중무장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함께 해서 행복할 수도 있고, 함께 해서 불행할 수도 있다. 


행복할지, 불행할지 살아보지 않았기에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의 그 가벼운 말에 내 삶을 속단하고 싶지 않다. SNS에 전시해놓은, 보여주고 싶은 행복외에 가리고 싶은 불행도 누구에게나 있다. 결혼, 출산이 보여지고 싶은 행복이라면 솔로인 내 상태가 그들에게는 불완전하고 안정되지 않은 상태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일상이 완벽하지는 않을지언정 '얼른' 바꿔야하는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그냥' 결혼하지 그랬어 "

" 사람고르는데 '그냥'이 어딨어, 몇 십년을 같이 살 사람인데 까탈스럽게 골라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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