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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가J Oct 15. 2024

30년 만에 꿈을 이룬 그녀의 이야기

가족이면서 친구

" 엄마, 나 강연하는데 보러 올래? "

" 강연? 당연히 가야지! "


모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밝아졌다. 아마도 그녀의 손은 여전히 물에 젖어있었을 것이고 새벽같이 일어나 일터에 도착한 후였을 것이다. 어쩌면 무뚝뚝한 남편의 말에 서운한 순간이었을 수도 있고, 아픈 허리를 붙잡고 겨우 일어서던 순간이었을 수도 있다. 별일 없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 수도 있다.


확실한 건, 어느새부터인가 엄마가 멀리 떨어져 사는 자식에게, 힘든 점은 쏙 숨기고 좋았던 일만 얘기한다는 것이다. 으레 부모들이 그렇게 하겠지만 같이 살 때면, 두런두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예민하고 감성적인 딸자식이 멀리서 혼자 속 끓을까, 전화를 할 때면 언제나 목소리를 한 톤 올리는 것이 느껴졌다.


하루 종일 품에 한 겨 빽빽 울며 엄마만 찾던 젖먹이는 이제 서로의 속마음보다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는 가까우면서도 숨길 게 많은 사이가 되었다. 자신의 삶에 충실하며 정신적 독립을 하고 있는 딸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대견하면서도 서운하고 응원해주고 싶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서글퍼지지 않을까.


부모가 되어본 적 없기에 그 마음을 모르는 딸은, 그래도 당신의 부모로서의 희생이 노고가 헛되지 않았음을 말해주기 위해 책도 쓰고 강연도 하며 그 자랑스러운 결과를 한 번씩 보내준다. 


" 엄마의 꿈은 뭐였어? "

" 선생님이었지. 사람들 앞에 서서 가르치고 싶었지. 다 지난 얘기다. "


그렇게 딸은 엄마의 꿈을 대신 이뤄주었다. 사람들 앞에 서 있는 딸의 모습을 보며 못내 피우지 못한 꿈을 잠시라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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