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바늘 이야기
주거니 받거니너와 내가 부딪쳐 만든 코들 덕분에머리가 닳도록 일하면서도 따뜻하더라우리가 움직일 때마다알록달록 무늬가 새겨진다는 게 뿌듯하더라한 작품이 끝나면다음엔 무엇을 만들지새 실을 만나기도 전에머리가 간질간질 하더라그래서 말이지 내 몸에 한 코 한 코 실이 감겨올 때면대숲에 불었던 바람도나를 단단하게 하려고 불어준 것만 같더라한겨울 세찬 눈보라조차고맙게 생각되더라
아픈 것, 슬픈 것, 아름다운 것, 힘든 것들을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