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를 알아가면서 터키 역사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적이 있다. 터키는 우리와는 달리, 땅의 역사와 민족의 역사가 일치하지 않는 국가다. 그러면 학교의 역사 과목은 어떤 역사를 가르치는 것일까? 땅의 역사일까? 민족의 역사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터키 학교에서는 투르크 민족의 역사를 가르친다. 터키의 역사는 훈족, 돌궐, 위구르, 심지어 쿠르드도 투르크 족의 계보에 두고, 터키의 민족사에 포함시키고 있다. 하지만 터키 민족의 역사는 그들이 살고 있는 땅 – 트라키아와 소아시아 – 의 역사만큼 매력적이지 못하다.(별로 남아있지 않은 사료 탓일 수 있다.)
터키 땅의 역사는 가장 오래된 층으로 그리스 신화, 기독교 성경의 무대를 담고 있고, 에게 문명으로 대표되는 고대 그리스 문명과 히타이트의 철기문명을 포함하고 있다. 그 후에는 로마문명이 있고, 로마의 연장선에서 비잔틴 문명이 있고, 셀주크 투르크의 문화와 오스만 투르크의 문화로 대변되는 이슬람 문명이 그위에 덧씌워진다.
이런 거대한 지리, 문화적인 층 속에, 초기 기독교의 역사가 있고, 십자군 전쟁의 상흔이 있으며, 세계 1차 대전의 포화와 침략 극복, 독립의 페이지도 있다. 터키 땅의 역사는 거의 세계사라고 할 정도로, 터키인들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나 유적이 너무나 많아서인가? 터키에서 웬만한 유적은 유적으로 취급받지 못한다. 그리고 잘 관리도 안되어 있는 편이다. 그들 민족의 역사가 아니어서인가? 아니면 너무 많아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