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 인류 공통의 근간을 표현한 매우 오래된 관용구다. 이것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자신의 소중한 아들 이삭을 신께 바치는 행동으로까지 그 연원이 올라간다. 신은 아브라함 보호의 대가로, 혹은 그의 믿음을 확인할 목적으로 그의 아들 이삭을 원했다. 타노스는 쏘울 스톤을 차지하기 위하여 자신이 사랑하는 딸 가모라를 희생시킨다. 호크 아이는 쏘울 스톤 때문에 블랙위도우를 잃어야 했다.
신과의 관계에서 특히 공짜는 없다. 이슬람 최고의 명절 ‘이드 알 아드하’는 희생제로 번역된다. 크든 작든 형편에 맞는 동물을 신께 바치는 것이다. 심봉사도 눈 뜨는 대가로 공양미 3백 석을 약속했다. 산골 깊숙한 고개에서 호랑이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겠다고 약속했다. 법에서도 죄인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미끼로, 형량에 대한 딜이 이루어진다. 모든 것이 ‘GIVE & TAKE’인 것이다. 이것이 신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 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건 모두 마찬가지다. 이쯤에 이르면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은 조물주가 흘린 세상 운영의 원리처럼 보인다. 우리는 조물주의 세상 운영의 원리를 관용구로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이런 ‘GIVE & TAKE’는 도덕 체계로 편입되어, 법과 제도에서 낮은 수준의 도덕 가치로 존재한다. 낮은 수준이라는 것은, GIVE & TAKE의 바탕엔 ‘대가성’이 있기 때문이다. 임금님의 덕과 선정은 어느 정도 장기집권과 지배욕 자체와 같은 평행선 위에 있고, 원죄 의식을 심어 두는 것은 인간의 자유에 목줄을 채우는 것과 같다. 즉 죄의식은 인간 자유의 희생인 것이다. GIVE & TAKE 사회는 궁극적으로 ‘제로섬’ 사회다. 이 부분이 넘치면 반대 부분이 부족해지는 것이고, 이 쪽 줄을 당기면, 저쪽 줄이 같은 길이만큼 끌려오는 것이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