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의 무수히 많은 접점에서 매우 다양한 표현들을 접한다. 나 스스로 수많은 표현을 말과 글로 생산하기도 하고, 상대방 혹은 미디어를 통해 만나기도 한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고 강제적인 것이다. 이 표현들은 우리가 무의식 중에 흔하게 사용하는 것들로 은유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그 너무나 익숙한 표현들은 관용구처럼 사용되는데, 보통의 경우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스르르 넘어가,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특정 표현들이 넘어가지 못하고 나의 목에 걸렸다. 그래서 이 기회에 관용적인 표현들을 잡아 요모저모 살펴보고, 따져보기로 했다.
모든 사회 영역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표현들이 창조된다. 경제/정치/문화/과학/종교 등등 정말 이 지구는 표현의 공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표현의 생산을 노골적으로 담당하는 직업도 존재한다. 카피라이터. 그들은 어떤 표현이 더 강력하고, 오래갈 수 있을지 학문적으로 과학적으로 연구한다. 하루에도 수많은 표현이 창조되지만, 대중에게 훅 다가가는 표현은 매우 제한적이다. 무수히 많은 표현이 창조되고, 사멸하고 있다. 생명을 가진 너무나 익숙한 표현들은 집단의 관점에서, 또 개인의 관점에서 각각 나름의 역사와 사연을 가진다.
이렇게 무수히 생성되는 표현들은 마치 생물처럼 탄생-번성-노화-사멸의 길을 걷는다. 문장/표현에도 유통기한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엔 대중의 폭발적 사용으로 번성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사람이 변하면서 유명했던 표현들은 사멸의 길로 접어든다. 가끔 교훈적인, 매우 정치적인 표현들은 살아남아 격언이 되고, 두꺼운 격언 집에 수록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sensational 한 표현들은 그 유통기한이 다되면, 어떤 Retro주의자가 다시 끄집어내기 전까지, 폐기된다. 표현은 생명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