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시간이 해결해준다.
궁극의 해결사. 어떠한 영화의 멋진 해결사보다 탁월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해결사. 시간에는 마음을 주무르는 마사지 기능이 있다. 마음의 예민한 부분을 두드리기도 하고,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기도 한다. 우리는 시간의 마사지를 받아야 산다. 아니면 어떻게 그렇게 날 선 마음과 감정을 가지고 하루하루 살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런 허준에 버금가는 명의인 시간도 약점은 있다. 시간은 마음을 썩게 만든다. 시간이 어루만진 곳은 속으로 골병이 든다. 딱지가 앉은 듯 보이지만 그 아래는 갈색으로 썩어 문드러지고 있는지 모른다. 시간은 근본적으로 치유의 기능을 하지는 못한다. 사실 시간 스스로 무엇을 하지는 못한다. 시간을 견디어 내는 사람, 스스로가 모든 것을 하는 것이다. 시간은 밤새 도시를 살짝 덮어버린 눈처럼 다친 상처를 덮어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