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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스터 Aug 30. 2023

세심한 오너의 센스가 느껴지는 36 사브로

도쿄 문구 여행_키치죠지

36 사브로_36 SUBLO


페이퍼 메시지에서 나와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어 우산을 쓴 채 다음 목적지인 36 사브로를 향해 이동했다. 


2층에 있다는 걸 미리 찾아봤으면서도 현장에서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근처를 뱅뱅 돌다 겨우 건물 사이에 있는 작은 입간판을 발견했다.

“여기다!” 마치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한 것 마냥 기쁜 순간이었다. 


출입문 너머로 사람들이 서 있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 사진 촬영 금지 표시. 사진을 못 찍는 건 아쉽지만 그것이 주인장의 방침이라면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가게는 생각보다 좁았다. 아마도 이미 물건을 고르고 있는 사람들로 인해 더 그렇게 보였던 것 같다. 백팩을 앞으로 메고 입구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천천히 돌기 시작한다. 다이모 라벨 블라스터의 리필 테이프를 찾고 있었는데 마침 눈에 들어와서 반가운 마음에 주황색을 하나 챙긴다.

사장님의 취향이 보이는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여기저기 많이 있었다. ‘아마도 아이템들이 자주 바뀌어서 사진을 못 찍게 하나?’라고 혼자 곰곰이 생각해 본다.


사진 촬영이 불가하여 인스타그램의 사진을 이용 ⓒhttps://www.instagram.com/36sublo/

물건의 종류는 다양했다. 편지지, 스티커, 연필과 지우개 심지어 만년필과 액세서리까지. 처음 한 바퀴는 어떤 물건이 있는지 쓰윽 돌아봤다면 두 번째부터는 어떤 물건을 집에 가져갈까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며 바구니에 하나씩 담아 본다.

사진 촬영이 불가하여 인스타그램의 사진을 이용 ⓒhttps://www.instagram.com/36sublo/

이곳은 문구점계의 편집샵 느낌으로 이미 다른 곳에서 보았던 물건들도 다소 있었다. 그래서 뭔가 36 Sublo를 떠올릴만한 것을 사기로 했다. 먼저 내 눈에 들어온 건 귀여운 지우개. 연필을 사용하는 나이는 지났지만 귀여운 건 못 참지! 그리고 가끔 샤프를 사용할 때도 있으니 지우개는 필요하다면서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한다.

스티커 덕후이다 보니 이곳에서도 스티커 섹션에서 가장 오래 머무르게 되었다. 요즘 개구리 캐릭터에 꽂혔기에 평범해 보이지만 나에겐 없는 개구리 스티커도 바구니에 쏙 넣는다.

이렇게만 사기엔 뭔가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딱히 더 끌리는 건 없어 계산대 앞에서 고민하던 중 엽서들이 눈에 보였다. 그중에 한 소녀가 별로 가득 찬 행성을 보고 있는 엽서가 맘에 들어 집에 가져가기로 마음먹었다. 계산을 하자 가게의 로고가 인쇄된 종이봉투에 물건을 조심히 담아 주신다. 이런 작은 디테일이 이 가게를 더 기억에 남게 한다.


2004년 키치죠지의 작은 골목에 오픈한 36 Sublo는 2010년 지금의 건물로 이전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 문구 가게에서 익숙하게 봐 온 레트로한 아이템, 해외에서 수입한 아이템, 오리지널 아이템 등 특색 있는 상품들이 가게 내부에 가득하게 담겨 있는 멋진 곳이었다.


<Gomster's Pick> 

다이모 리필 테이프: 440엔

개구리 스티커: 198엔

강아지 지우개: 88엔

엽서: 165엔 














홈페이지: http://www.sublo.net/

주소: 2 Chome-4-16 Kichijoji Honcho, Musashino, Tokyo 180-0004 일본 

영업시간: 12:00 - 20:00

휴무일: 매주 화요일

찾아가는 길: 키치죠지 역 North Exit로 나와 도보 7분

*23년 9월 기준의 정보로 영업시간 및 휴무일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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