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IP 캐릭터 사업 킥오프를 하다.
23년 말 사업계획에서 IP 알약이 캐릭터 사업에 대해 발표를 했었다.
'내년에 이런 사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도의 발표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경영진 반응은 겉으로는 긍정적이나 사실 별로 질문도 없었다. 아마 자사와 타사를 포함해서 대부분 경영진들도 비슷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온도감의 긍정적인 반응의 이면에는 보통 아래와 같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
'실제로 이 사업을 하기에는 해당 조직의 리소스나 노하우도 없으니 아마도 작은 PoC 정도 시도해 보겠지'
사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IP 캐릭터사업을 위한 킥오프를 했는데, 사실 사업실 내에서 TF 형식으로 시작할 수밖에 었었고, 그 인원도 나를 포함해서 고작 2명이 전부 이었다. 다른 한 명 사업개발 담당자도 IP 캐릭터 사업을 한 경험이 있을 리가 없었다. 알약 B2C 조직은 CIC (Company in Company) 조직 특성상, 사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가지고 굉장히 진취적이고 빠르게 실행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사업은 사실 너무 막막한 상태였다.
둘 다 백지상태에서 일단 IP 캐릭터 사업을 잘 영위하고 있는 회사 조사들부터 시작했다. 재무제표나 사업현황 등은 잘 나와 있지만 회사에서 가지고 있는 IP가 어떻게 소비자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는 잘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느끼고 있던 공통적인 지점은 명확했는데, 그것은 바로 스토리텔링이었다.
즉, IP 캐릭터 명확한 타깃에 맞게 세계관을 잘 구축해야 한다는 점은 직관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사실 IP 캐릭터 사업 진행에 있어서, 우리는 알약이라는 브랜드 (IP)를 가지고 있는 것이 전부였다. 제대로 된 IP 콘텐츠를 만들어 본 적도 없고 실물 제품 생산을 해 본 경험은 더더욱 없었다.
특히나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디자인, 유통, 판매 등은 도무지 엄두가 안나는 영역이었다.
우리는 IP 캐릭터 사업에 대해 노하우와 경험을 가지고 있는 파트너와 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제안하기로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평소에 협업도 자주 하고 우리의 고민을 잘 이해해 준 파트너 P사가 흔쾌히 협업 제안을 받아주셨고, 우리가 IP 캐릭터 사업 출시를 앞둔 현재까지도 다양한 협업 외에도 본인의 노하우를 총동원하여 엄청나게 많은 도움을 주시고 계시다. 이 자리를 빌려 P사 김유식 대표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IP 세계관 만들기.
마스코트는 단순 회사나 조직을 상징하는 심벌 이미지이고 (e.g.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IP 캐릭터는 그 자체로 독립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다. (e.g. 미키마우스. 뽀로로)
즉, IP 캐릭터 사업의 핵심은 세계관이다.
특히 나는 기본적으로 호모사피엔스 DNA에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 강하게 심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 사피엔스'의 첫 챕터에도 나오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가장 큰 힘은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힘'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간은 스토리텔링을 이용한다.
인간에게 스토리텔링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생각해 본다면, 사람들이 종교를 믿는 과정도 결국 스토리텔링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잠깐 IP 캐릭터 사업을 심플한 구매여정에서 (Customer Journey) 살펴보자.
1. 사람들에게 캐릭터에 대해 '예쁘다'. '귀엽다'라고 평가받는 제품은 많다. (Awareness/인지)
2. 하지만 그 캐릭터를 사랑하는 것은 훨씬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Engagement / 고려 및 비교)
3. 하물며 그 캐릭터와 관련해서 지갑에서 돈을 꺼내게 만드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Purchase Decisions/ 구매 결정)
사람들에게 예쁜 디자인으로 관심을 끄는 것은 첫 번째 단계이지만,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들을 Engagement를 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스토리텔링, 즉 세계관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IP 캐릭터 사업 세계관을 만드는데만 약 2개월 이상이 소요되었는데, 다양한 논의가 있었지만 자체적으로 정한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았다.
회사에서 마케팅으로 만든 것 같은 IP 캐릭터로 보이면 안 된다.
그래서 회사와 관련한 것들은 가능한 배제하고 아예 새롭게 만든다는 개념으로 접근한다.
다만, 세계관은 가치를 전달해야 하는 스토리텔링이므로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는
큰 줄기에서의 맥락은 유사성을 가져야 한다.
세계관 구조는 확장성을 가져야 한다.
많은 논의와 고민 끝에 알약이의 세계관 구조를 완성했고, 아래와 같이 심플하게 구조만 요약해서 설명드리겠다. 당연하게도 세계관은 지금도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이스트로바(ESTROVA) 세계관 소개.
(이스트로바는 조어로써, 공간을 건너뛰는 알약이의 모험과 세계관을 표현한 네이밍)
<이스트로바 세계관>
지구.
아시아 대륙의 한국에서 노동시간 OECD 1위의 하드코어 한 IT 직장인으로 기진맥진 생활하고 있던 알약이는 지금은 자신이 살았던 알약이 행성. 이스트아일랜드에서 잠시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밥벌이는 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눈총을 못 이겨 이스트아일랜드의 보안회사에 잠시 취업하고 일하고 있지만, OECD 1위 노동국가에서 일했던 할약이에게 이곳은 너무나 평화롭고 동시에 지루합니다.
어느 날, 알약이는 우연한 기회로 이스트아일랜드에 숨겨져 있던 모션메이징캡슐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캡슐이 알약이의 세상을 완전히 뒤바꾸게 됩니다.
모션메이징 캡슐은 차원을 이동할 수 있는 강력한 텔레포트 능력을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캡슐(알약)입니다.
캡슐을 열면, 알약이는 일상적인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판타지와 마법이 어우러진 세계로 빠져들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둠의 바이러스에게 첨단 보안기술인 “이스트로바”를 도둑맞고 두 세계 간의 평화가 위험에 처합니다. 이에 알약이는 두 세계를 지키기 위해 판타지와 현실 세계에서 만난 동료들과 어둠의 힘에 맞서 싸우며 잃어버린 첨단 보안 기술인 "이스트로바"를 찾으러 떠납니다.
알약이는 모션메이징캡슐을 이용한 다양한 모험을 통해 자신의 용기와 꿈을 발견하게 되고 동료들과 함께
어둠의 세력인 바이러스들을 물리치기 위한 여정을 떠나갑니다.
"현실 세계와, 판타지 세계" 두 개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환상적이고 따뜻한 여정을 기대해 주세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