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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달래 Jul 12. 2024

 봉숭아물 추억(제주살이 11)

추억하나 물들이고


제주

돌담길을 걷다 보니

반가운 꽃들이 알록달록 눈에 띈다.

봉 숭 아 꽃!



에게도 설레는 시절이 있었지.

열서너 살 때였을까

남녀공학 다닐 때였으니..

빨간 장미가 그려진 하얀 편지지에

"너를 보면  가슴이 뛰어. 나랑 사귈래?"

라고 첫 러브레터를 보냈던 여드름 가득했던 1년 선배


순진했었나? 

통한 게 있었는지

 답장을 보내며 그날로 1일!

......

별 만남도 없이 편지에만 수차례

'너를 좋아한다. 너만 보인다 '하며

 두근거리게 해 놓고..



선배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동창중 누구랑 만난다는 얘길 전해 듣고  

해명도 듣고 싶지 않았고 그게 사실일까 봐 묻지도 않았다.

나의 첫사랑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설마설마하며  지금까지 아니겠지 아니겠지 했건만

30여 년 만에  열린 동창모임에서

그 선배랑 만났다던 그녀도 나왔다.


"그 선배 나한테 목걸이를 선물하며 사귀자 했지"라며

보란 듯이 내 앞에서

 자랑하듯 떠들어댄다.


첫사랑을  두근두근 간직했건만

 아스라이 무너졌다.

30년 넘게 첫사랑의 추억을 혼자 지녀왔는데

  목걸이선물 소리에

 와장창 깨져버리고 말았다.


 그 사람은 모르겠지만 한 줄기 달빛이 되어서라도

 그 선배에게 닿고자 했던

간절함, 애틋함, 청순함, 순수함이

날아가버렸다.



......

나 차인 거 맞다.


 




바보같이

봉숭아 물들인 손톱이 그해 첫눈이 올 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뤄진다 해서

한동안 이불에 벌건물을

 들여 혼나가며

 첫눈이 내리기를 기대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도 추억이 생각나 물들여보는데




♡♡

너라도

첫눈 올 때까지 나랑 있어주라


오늘날에도 다른 이의 첫사랑은

순수하고 청순하기를 바란다. 





그 선배는 왜 그랬을까?



......


제주에서 한달 이제 마무리하고 제주살이 연재를  마칩니다. 부족한 글에 댓글 주시고 좋아요! 해주신 마음 따뜻한 작가님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여름 시원하게 보내세요.


골살이 얘기와  그 이후 연재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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