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자전거가 뭐라고

일곱 살 이예지 양

by 이승환

"도대체 엄마가 예지한테 안 해 준 게 뭔데?"


아빠는 돈 먼저 세고 네 부탁을 듣지만 엄마는 네 부탁 먼저 듣고 돈을 세는 사람이다. 그래서 억울한 엄마 말에 과장은 없다. 물론 얻은 것은 금세 잊고 얻지 못한 것은 오래 새기는 게 일곱 살 아이 특권이기는 하다. 저마다 잘못이 없는데 상황은 어그러질 수 있다는 게 삶이 고단한 이유 아니겠니. 그나저나 엄마가 안 해 준 게 도대체 뭘까.


"자전거."


엄마가 지금 돈이 없는 것도 안다며 자전거 뒤에 올 말을 울음이 삼키는 순간 아빠는 무너졌다. 그깟 자전거가 뭐길래 엄마는 억울하고 너는 서글프고 아빠는… 소심했다.


기어이 약속했던 자전거를 사던 날 너는 딱 일곱 살 어린이처럼 좋아했다. 내일이면 이 모든 희열과 고마움을 하얗게 잊는 것도 네 권리다. 높이를 맞춘 안장에 앉아 페달에 올린 한쪽 발을 힘껏 앞으로 구르자 바퀴가 움직였다. 머리칼을 흩날리며 작아지는 뒷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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