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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Sea Aug 18. 2024

투몬 비치를 바라보며 쓰는 모닝 페이지

괌에서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면서

  한 예술가가 세상의 구름은 이 곳에 다 모아놓고 각종 수채화 물감 재료로 사용하는가 싶다. 8월의 한 가운데 괌에 와서 시시각각 그려대는 그 그림들의 관람자로 초대받을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는 북극성과 늘 같은 거리를 유지하며 그 주위를 맴도는 별자리들 이야기와 함께 깜깜한 밤 인위적인 불빛들을 피해 깊숙히 깊숙히 들어가 가족과 함께 멋진 포즈를 잡으며 인생샷을 남기던 별빛 투어의 여운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아침이다.

   해질 무렵엔 건 비치 모래 위에 세팅된 바 BAR에 앉아 여행 중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식사로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즐겼다. 수평선에 미리 자리잡고 있던 화가는 초 단위로 구름 물감을 사용하여 한없이 넓고 큰 도화지에 그림을 그렸었다.

   갑자기 시커먼 구름을 가지고 와서 여기저기 배치하거나 어느 한 곳에 모아놓을 때도 있어서 혹시나 하고 관람자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기도 하지만 같은 그림을 오래 둘 줄 모르는지 걱정하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너무도 신기한 것은 구름을 설산을 만들어 그 위에 나무들이 서있는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할 때 인도했던 구름기둥이 저런 모양이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하는 짙은 회색 기둥들도 만들어 냈다.  짙은 주황과 노랑과 빨강빛이 검은 빛과 뒤엉켜 어우러진 용광로 불 위에 구름을 배치하여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무늬와 모양을 구현한 거대한 캔버스를 바라보며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압도당했던 어제 저녁의 여운도 가시기 전이다.


   한 여름 이 시간! 고향에서의 습하고 더운 날씨에 숨이 턱턱 막히는 일상을 떠나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던 가족 구성원이 시기를 맞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만들고자 여행을 왔다. 딸의 결혼이 임박한 시기라 시집보내기 전 한 가지라도 더 아름답고 좋은 추억으로 만들고 싶어 열 일 제치고 꿈에서만 그리던 휴양지로 날아왔다. 체온에 알맞은 수온으로 조절된 호텔 수영장을 마음대로 드나들며 놀다가 싫증나면 조금만 걸어가서 건 비치 파라솔 그늘에 누워 오수를 즐기고 바다물에 들어가 물 속의 물고기들과 놀며 사진 찌기기 놀이를 할 수 있는 최고의 휴양지다.


  오늘은 생전 처음으로 바다한가운데서 즐기는  돌고래 투어와 스노클링을 하러 가는 날이다. 혼자서의 여행도 좋겠지만 이렇게 가족과의 여행은 정말 소중하다. 더구나 이번 여행은 딸이 결혼하기 전 온 가족이 마지막으로 갖는 의미있는 여행이다. 그래서 가족 모두의 모습이 들어있는 인생샷을 멋지게 남기려고 더욱 애쓴다. 바닷가 모래 사장에서도 딸의 연출하에 멋진 추억의 동영상도 촬영했다. 건비치에서 노을을 버라보며 함께 한 식사도 깜깜한 밤 오지로 들어가 별들과 달이 뜬 하늘과 밤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어제밤 별빛투어 역시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가족과 함께여서 좋은 여행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해 집중하고 돌볼 수 있는 시간들이어서 정말 좋다. 어느 해보다도 열심히 살고 정신없이 일하느라 돌보지 못했던 나 자신에게 너는 쉴 자격이 있다고 말해주고 보듬어줄 수 있는 시간들이라 좋다.    

지금 쓰는 이 시간이 바로 아티스트 데이트 시간이다. 호탤 조식 후에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 돌고래를 관찰할 수 있는 인기 있는 액티비티로 알려져 있는 돌핀 투어와 열대어와 산호초로 가득 차 있는 괌 해변에서 맑은 바닷 속을 탐험하며 다양한 해양 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스노클링하러 떠나야해서 비록 긴 시간을 여기에 할애할 수 없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돌고래가 서식하는 지역을 탐험하며, 돌고래들이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장면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돌고래들이 자연스럽게 서식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서 우리와 같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다는 돌고래 투어는 정말 궁금하다. 또한 투명한 바닷물과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가진 괍 비치에서  스노쿨링 초보자부터 숙련된 다이버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초보자인 나에게도 즐겁고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해주는 좋은 아티스트 데이트가 될 것 같다.

   모든 즐거움의 시간이 아티스트 데이트이지만 오늘 이 아침의 순간은 내면에 꿈틀거리는 마음에 귀기울여 주는 이 시간은 더욱 소중하고 절실한 데이트여서 이 느낌을  오래오래 간직하고자 눈에만, 마음에만 담아두지 않고 사진으로 글로도 남겨두려한다.

나의 멋진 이 아티스트 데이트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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