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를 받는 날이어서 다행이다. 안 그랬으면 머리 아프고 피곤하단 이유로 늘어져 있거나 컴퓨터 앞에서만 앉아 있었을 것이다.
세상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나를 훈련시키기 위해 혹은 어떤 공동체를 훈련시키기 위해 그런 일을 주신 거라고 아무리 좋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고개가 설레설레 저어진다.
가장 기초적이고 상식적인 일들이 이뤄지지 않아서 바로잡으려다 보면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건가 싶다.
지식인이라면,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기에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른 체 할 수 없다.
하루가 지난했다. 어제도 그랬고 작년도 그랬다. 해결을 위해 상담도 하고 토론도 하고 정보 공유도 했다. 갈 길이 멀어 한숨이 나오지만 이젠 힘들다고 손을 놓을 수 없다.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고 허리가 끊어질듯한 고통이 가끔씩 지나간다.
이런 일을 갖고 신경을 써야 하다니 한숨이 나오지만 옛날 같으면 똥이 무서워 피하느냐 더러워서 피하지 하면서 멀리 도망갔을 텐데 그 똥 때문에 고통받는 이가 너무 많아서 도망갈 수가 없다. 그러고 보니 나도 이젠 제법 이전보다는 성장한 것 같다.
훗날 오늘의 모습을 보며 웃으며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PT를 한 사간 받고 40분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러닝머신 위에서 걷고 또 걸었다. 아무 생각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출퇴근길에 밀리의 서재로 듣고 있는 니체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무엇했다》를 계속 이어서 들었다. 엄청 길고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지만 귀에 걸리는 말들만이라도 잡아들으며 이해해보려고 했다.
니체는 도대체 목사였다는데 무슨 일이 인생에서 일어났었기에 이런 책을 썼을까 궁금해졌다. 누구나 어떤 사상을 갖는 데는 경험이 뒷받침된다. 만난 사람들과 환경 등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요즘 내가 경험하고 있는 이 일들이 훗날 나를 한층 단단하게 만들고 편협했던 생각을 한층 더 넓히게 될 것이다.
출근하면서 들을 때도 그 생각이 나서 챗 GPT에게 질문했었는데 답변이 길기도 하고 하루 종일 어이들 수행평가에 상담 전화 등으로 읽어볼 시간이 없었다. 이따가 읽어봐야겠다.
운동하는 시간은 아티스트 데이트 시간이다. 이젠 숨이 좀 쉬어진다. 하루 종일 심호흡을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평생에 이런 일을 만나기는 처음이라 아직도 꿈인가 싶다. 지혜를 모아 헤쳐나가야 한다.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혼자의 일도 어니다. 상담받으면서 더욱 확실해졌다. 우리 모두가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
이 일들이 나의 섦을 흔들거나 나쁜 영향을 끼치지 못하도록 방비에 방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잘 견뎌왔는데 어제와 오늘은 정말 힘들었다. 운동 덕분에 겨우 정상적인 호흡을 되찾았다.
현관문을 나서는 게 힘들어서 그렇지 일단 나서면 이렇게 좋은 것을... 시름을 잊고 운동을 한 후 샤워하고 났을 때의 상쾌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 일도 이렇게 상쾌하게 끝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