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유효기간이 있을까?
TV를 보면 가족, 친구, 반려견, 반려묘 등 떠나보낸 사람들이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꽤 자주 볼 수 있다. 각자 떠나보낸 시간은 다 다르지만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있을까?
친한 사람들을 떠나보낸 적이 있다. 한 번은 고등학교, 또 한 번은 대학교. 그들이 세상을 떠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들을 잊어본 적이 없다. 매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한편에 두고 지니고 있다.
고등학교 때 그 친구가 떠났을 때 정말 오랜만에 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소식 들었어? 장례식 갈 거야?
무슨 소식? 왜?
그 친구가 떠났어.
소식을 들었을 때 충격적이어서 그 자리에서 얼었다. 그 친구는 굉장히 밝고 밝은 친구였다. 항상 웃는 얼굴로 인사를 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웃는 것이 너무 예쁜 친구였다. 지금도 그 친구를 생각하면 웃는 얼굴이 바로 떠오를 정도이다. 중학교 때 함께 같은 학교에 학원이라 다른 반 친구였지만 빠르게 친해졌다. 힘이 없는 날에도 그 친구를 보면 힘이 났다. 고등학교를 서로 다른 곳으로 진학하며 가끔 연락만 하는 친구였다.
학원이 끝나고 부랴부랴 교복을 검은 옷을 갈아입고 장례식장으로 갔다. 장례식장 앞에 놓여있는 그 친구의 사진을 보며 믿기지 않고 있을 때쯤 그 친구의 언니가 나에게 왔다. 가족들을 처음 봤지만 그 친구와 닮은 모습에 바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유라..?
네, 어떻게 아셨어요? 안녕하세요. 친구예요.
얘기 너무 많이 들었어요. 집에 돌아와서 유라 얘기 진짜 많이 했어요. 착하고 재미있고 좋은 언니라고 그랬어요. 반가워요.
그 말을 들으니 계속 나지 않던 눈물이 순간 뚝 떨어졌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친했는데 고등학교가 달라져서 연락을 자주 못했어요.
아니야, 찾아와 줘서 너무 고마워요. 좋아할 거야. 너무 고마워요. 밥 먹고 가요.
끝까지 따스하게 맞아주시던 언니 분과 함께 웃고 울며 밥을 먹고 나왔던 기억이 있다.
그 친구가 떠나고 시간이 흘러 대학생 때 또 다른 친했던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입맛을 잃어 순식간에 살이 빠졌다.
예능프로를 보다가도 눈물이 나서 울었고 생전에 챙기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심하게 몰려왔다.
그래서 매년 왕복 5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가며 찾아갔다.
내년이면 10년이 되는데 작년인가부터 가지 않게 되었다. 차가 없어 가기가 너무 힘들고 일이 바빠져 주말에 시간을 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래도 살면서 큰 이벤트가 생기면 알려주러 가려고 한다.
요즘은 좋은 일 또는 힘든 일이 있을 때 가끔 생각을 한 뿐이다.
이제 나는 그 친구들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졌다. 하지만 나의 영원한 동생이자 오빠로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슬픔에 유효기간이 있을까?
개인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에 시간이 지났다고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오늘도 누군가를 잃어 슬퍼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껏 슬퍼하고 느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한 달, 석 달, 1년, 5년이 지난다고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그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모양을 바꿔 우리 안에 머물고 있다.
어떤 날에는 눈물로, 어떤 날엔 웃음으로.
그 모든 감정이 우리가 그들을 사랑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여전히 살아간다.
슬픔의 끝이자,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