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잘도 흘러간다. 축구를 못 나간 지도 3주째, "이제 다음 주는 꼭 나갈 거야!!"를 외치며 신나게 삼겹살을 먹는 중이었다. 갑자기 울리는 카톡메시지 소리.. 핸드폰을 보던 나는 한 손에 고기를 들고, 다른 한 손엔 핸드폰을 들고 깔깔거렸다. 축구모임의 단체방에서 대회가 있으니 참석할 생각이 있는지를 물어보는 메시지였다.
대회? 대회라고?
내 기준의 대회라는 건 일정 실력이 갖추어진 사람들이 모여서 실력을 겨루는 그런 게 대회였다.
'나처럼 초보가??' 하는 생각에 한참을 웃기만 하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 대회는 한 달 뒤였다. 메시지를 천천히 확인해 보았다. 선출은 출전금지이며 철저히 아마추어만 가능하다고 한다. 비선출이라고 해도 너무 기량이 뛰어난 팀, 경력이 오랜 팀 또한 참여 금지였다. '오호~ 좋은데~ 순수 아마추어들의 시합인 거잖아'
카톡방은 의견이 분분했지만 이내 참여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 축구는 혼자 하는 경기는 아니지.. 공은 둥글다고 하잖아...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거지... 내가 간다면 목청껏 응원해 주고, 혹시 모를 때를 대비해 교체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참석하겠다고 슬며시 손을 들고 말았다.
대회까지는 한 달의 시간이 있었다. '한 달 동안 연습을 좀 더 해보자, 주말엔 남편에게 패스연습이라도 같이 하자고 할까?' 나름 야무지게 계획을 세우면서 고기를 먹었다. '먹고 힘내서 나도 한골만 넣는다면.... 아니 골을 넣기 위해서 도움이라도 준다면..'상상만 해도 즐거웠다. '에이 이도저도 아니면 어때 에이스들이 잘하도록 응원해 주는 거야, 너무 힘들어 뛰기 힘들 때 잠깐 나도 뛰어주고..'. 이때의 생각은 생각만으로 끝났어야 했다. 그때의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대회는 다음에도 또 있다고, 아직은 시기상조임이 분명하다고 말이다.
가겠다고 마음을 먹자 아프던 다리도 깨끗이 낫는 느낌이었다. 왠지 열정이 더 생기는 것 같고, 한번 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마음만 먹은 게 아니라 실천에 옮기리라 다짐을 했다. 나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았다. 다른 팀원들도 연습이 더 필요하다며 동네의 작은 구장을 대관하고 시간을 내어 연습을 했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참가신청서를 작성하고 자신의 장단점과 특징도 적어내야 했다. 축구초보인 나에게 장점이 있을 리 없었다. 이래저래 단점들과 특이사항을 작성하여 제출하고 인별그램으로 더 자세한 정보도 찾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이런 열정들은 단지 생각뿐인 열정에 그치고 말았다. 내가 세 아이의 엄마라는 걸 잊으면 안 되었는데....
**정확히는 축구와 비슷한 풋살입니다. 축구나 풋살이나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용어도 룰도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네요. 아직 하나씩 배워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