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어떻게 이렇게 요리를 잘하는 거야?"
"잘하기는.. 그냥 먹으려고 하는 거지"
"근데 너무 맛있는데..!"
"맛있다니 다행이네"
"웅~웅~맛있어"(세 아이의 끄덕거림도 추가된다)
빨간 양념이 묻은 닭고기를 하나씩 들고 조잘거리며 저녁을 먹는다.
저녁메뉴는 닭볶음탕!
남편이 자신 있게 하는 요리 중에 하나다.
더불어 나는 절대 하지 않는 요리이다.
처음엔 핸드폰으로 네이버를 켜두고는 요리를 하던 남편은 이제 내공이 생겼나 보다.
닭볶음탕 정도는 척척!! 해낸다.
미리 한번 가볍게 삶아낸다. 그리고 다시 닭을 깨끗이 씻어내고 삶는다.
이제 양념과 야채도 넣어서 끓여준다.
(글로 적다 보니 이리도 간단한 요리였나? 생각이 든다.
에고! 단 두줄로 끝내버렸구나!-참! 글솜씨도 없네)
얌전히 옆에서 야채를 다듬고, 주변을 치우면서 보조역할을 한다.
한참을 끓이다가 한 숟가락을 내밀며 기미상궁 역할을 맡긴다.
음~근데 조금 싱거운걸!
다시 무언가를 툭툭 추가해서 간을 맞추어 내민다.
드디어 성공이야!!
가끔씩은 새로움을 추구한다면서, 묵은지를 넣어 끓이기도 한다.
'알지 알지, 묵은지 닭볶음탕이 식당에서도 훨씬 더 비싸!'
'근데 진짜 맛있기는 해!'
'그럼 이게 나가서 먹으면 얼만데!'
어떤 요리를 하든, 가장 중요한 건 양념의 비율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자신 없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냥 인터넷에서 '넣으세요'하는 재료들을 그대로 넣으면 되는 거다.
'이거 이만큼 넣는 거 맞아?'
'한 숟가락이면 볼록하게 해서 한 숟가락이야? 아님 편평하게?'
'내 닭은 조금 더 작은 닭인데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
끊임없는 의문과 싸우며 양념을 만든다.
확신도 없고, 의심만 가득이다.
그렇게 해서 맛이 없으면 '망한 거다'
'뭘 넣어서 회생시키지'
'아!!! 모르겠다'
이럴 땐 남편에게 sos 한다.
"아무래도 이상해!"
"기다려봐"
무언가를 툭툭 넣고 끓이다 보면 갑자기 없던 맛이 생겨난다.
'음식이 다시 살아났네'
"역시 남편이야!!"
"그니깐 내가 데리고 살지!"
닭볶음탕은 주로 우리 집 주말 메뉴다. 남편이 좀 더 여유롭게 할 수 있는 주말 저녁!
한가득 끓여서는 알코올까지 함께 한다.
먹다 보면 아이들은 제각각 방으로 들어가고, 둘이 남아 남은 닭볶음탕을 안주삼아 이야기를 나눈다.
그저 그런 한주동안에 있었던 크고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중대한 결정이 필요한 일들까지.
알코올의 힘과 맛있는 안주의 빌어서 이야기 나눈다.
그렇게 남편과는 최고의 술친구가 되어가고 있다.
처음의 우리는 이러지 않았다.
주말에 남편은 친구들과의 술자리로, 나는 육아로 바쁘게 살았다.
분명 서로 좋아해서?? 한 결혼이지만, 서로에게 충실하지는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졌다.
남편은 친구보다는 나에게.
나 역시 육아에서 벗어나 남편에게.
서로에게 집중하자 보이지 않던 것까지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서로의 장점들, 그리고 우리가 서로를 의지하자...
앗!!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결론은 남편의 닭볶음탕은 엄지 척이다.
진짜~진짜 맛난다.
간이 쏙 밴 닭고기와 야채들..
그리고 한입 먹으면 저절로 더 먹게 되는 국물까지.
국물에 비벼 먹는 밥은 말해 무엇하리!
입 짧은 세 아이들도 종종 찾는 우리 집 단골음식!!
내 짧은 글솜씨가 아쉽다... 멋들어지게 표현하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