꺄아앗!! 드디어 디데이 30일이야!!
생일 한 달 전부터 아이들은 들떠있다. 기분의 상태가 다르다.
그 기간 내내 그렇다.
생일선물로 어디서 뭘 사고, 뭘 먹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게 그리도 고민할 일인가?!!!
흠.... 내가 생각했을 땐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본인은 심각하다.
때로는 이러쿵저러쿵 상의를 하기도 하는데, 이때의 의사결정권은 생일주인공이 가지고 있다.
막강한 권력으로 자신의 생일에 무엇을 할지 정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할 수가 없다.
"그래!!! 그날은 너의 생일이니 뭐든 허락하마"
그렇다고 대단한 걸 하는 것도 아니다.
대개는 소소한 외식과 장난감 구매다.
그래 그 정도는 하고 살자..
일 년 중 하루뿐인! 자신을 위한 날!!
그렇게 생일 당일저녁 외식메뉴가 정해진다.
심. 사. 숙. 고. 끝. 에.
맛있게 외식을 하고 갖고 싶은 선물을 손에 든 그날은 세상의 주인공이 된다.
그렇게 생일날이 지나간다.
보통은 생일이면 으레 '미역국 먹었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궁금해진다.
왜 그런 말을 하게 된 걸까?
아기를 낳고 미역국을 먹는 건 당사자가 아닌 엄마들이 아닌가?
근데 왜 당사자에게 물어보는 거지?
"생일에 미역국 끓여드렸어??"가 맞지 않나?
낳느라 온몸이 부서지는 고통을 감내한 엄마에게 말이다.
탄생은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탄생에 따른 엄마의 고통과 아픔과 희생은 글로 적을 수 없을 만큼 크다.
고마움과 감사함을 느끼기는커녕 미역국타령에 선물타령이라니...
이런 마음을 느끼려면 이 정도 나이는 돼야 하는 건가?
"옛다. 내 아들로, 딸로 태어나주어서 고맙다. 선물이나 받아라!"
바쁜 아침에 미역국까지 끓이는 건 무리다.
미역을 불리고, 볶고, 끓이는데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간다.
1분도 급한 아침시간에 국이라니!
그래서 생일아침이어도 미역국은 패스한다.
끓여서 맛있게 한 그릇 뚝딱 먹는다면 모르지만..
아침엔 국은 No!! 입도 대지 않는다.
언제나 생일의 미역국은 패스다.
저녁은 외식이다. 그렇게 미역국은 스리슬쩍 넘어간다.
언제부턴가 암묵적으로...
그렇게 미역국을 패스해버렸다.
오히려 마땅한 국거리가 없을 때 미역국이 좋다. 생일과 전혀 거리가 먼 수많은 날들에.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다.
그냥 아무것도 넣지 않고 순수하게 미역만 듬뿍 넣기도 한다.
거기에 국간장, 소금, 마늘로 간을 하고 노란 국물이 되도록 끓여낸다.
쪼금 여유가 있을 때 소고기를 넣는다. 역시 뭐든 고기가 들어가면 더 잘 먹는다.
그렇게 미역국을 먹는다.
아이를 낳아본 엄마라면 다들 미역국에 한 번쯤은 질린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나 모유수유를 했던 엄마라면...
아이에게 수유를 잘하기 위해 뭐든 먹어야 했던 시절..
내가 사람인지, 소인지.. 헷갈리던 그 시절을 세 번이나 겪었다.
돌아보면 다시는 못할 것 같은 그때..
미역국은 국그릇 한 그릇이 아닌 냉면그릇으로 한 사발씩 먹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게 두어 달을 먹고 나면 미역국만 봐도 싫어진다.
글을 쓰다 보니 떠오르는 옛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