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나라가 날 버렸구나.
첫 발령을 받았다. 기어코 나라가 날 시골에 보낸 것이었다.
하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그 소식을 받았다. 미술관의 화려한 꽃장식들, 웅장한 건물들과 인사를 해야 했다. 이 문명과의 작별해야 한다니. 순식간에 친구와 나는 얼어붙었다.
"00...? 여기가 어디야?"
네이버 지도를 틀었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그곳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00이 어디지..?"
친구도 내게 해줄 말이 없는 듯 내 말만 번복할 뿐이었다.
장학사님의 전화가 왔다.
"축하드립...니다!" 장학사님의 목소리가 좀 흔들렸던 것은 내 착각일까? 날 놀리시는 게 분명했다.
"교통이 혹시...? 사는 곳이 혹시..? "
의미없는 질문이 이어졌다.
차가 있든 없든 서울에 살든 부산에 살든
난 시골 학교에 갈 운명이었다.
최대한 큰 학교로 배정해달라는 간절한 호소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교생 50명대의 소똥 냄새가 코를 찌르는 어느 논밭에 세워진 시골 학교에 첫 발을 디뎠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