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이유는 수만 가지일 테지만, 그걸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봄에는 꽃이 피어서, 여름은 낭만적이라서, 가을은 쓸쓸해서, 겨울은 추워서. 나는 사랑에 빠진 이들이 괜히 쑥스러워서 멋쩍은 핑계를 대는 것이 좋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어느 봄, 매일같이 젤리 한 봉지를 건네던 이가 있었다. 그는 새콤달콤한 걸 좋아하는 내게 곰돌이가 그려진 봉지를 불쑥 내밀곤 했다. 그 알록달록한 마음을 받을 때마다 하루가 말랑해지는 기분이 들었던 건, 아마도 봄이라 가능했던 일이었을 거다. 분홍빛 꽃잎이 세상을 물들이는 유일한 계절이라서. 마음이 기우는 이유를 설명할 재주는 내게도 없나 보다.
포근한 이불속에서 누군가 건네준 마음을 천천히 꼭꼭 녹여먹던 어느 밤이 떠오른다. 여러 맛이 뒤섞인 곰돌이 젤리나 후르츠칵테일을 닮은, 그의 것이었는지 나의 것이었는지 모를 끈적하고 달콤했던 그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