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 짧은 편지 한 장이 얼어붙은 마음을 천천히 녹였다. 어떤 활자는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아도 또렷이 울린다. 나는 마음의 진동을 어쩔 줄 몰라 맞잡은 손을 더욱 꼭 쥐었고, 그는 밋밋한 문장들을 사랑으로 읽어준 내가 예쁘다고 했다.
외로운 사람이 되지 말자던 그의 문장을 나는 아직 기억한다. 겉으로는 강해 보였지만 누구보다 외롭고 자주 흔들리는 사람이었다. 그는 덜 외롭기 위해 나를 사랑했고 나는 그를 사랑하기 위해 외로워졌다. 그때의 나는 이를 모른 채 짧은 글을 읽고 또 읽었다. 발화된 음성보다 더 진짜 같은 문장들이 영원히 살아있을 것 같던 추운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