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테라피
그림책 '첫 번째 질문'에서 시작된 이야기
by 도랑 도랑 그림책 사이 Oct 8. 2021
질문과 대답,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쪽인가요?
이것만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이 있나요?
그림책 '첫 번째 질문'에 나온 이 문구에서 내가 나에게 던진 질의응답이 있었다.
'나에게 진정한 벗이란?'
그래. 잠시 고민해 보았다. 나름의 경력도 쌓고 사회적인 지위도 얻어보았고 그걸 다 내려놓아 보기도 했다. 나의 이삼십 대는 정말 조건 조건 조건 따지기 바쁜 시기였다. 비즈니스 그리고 모든 관계에서. 딱히 노력하지 않아도 이 사회가 사람들을 그렇게 몰아가지 않던가.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진심을 구별하기가 어렵더라. 돌이켜보면 누군가의 진심은 알아보지도 못한 채 지나치고 누군가의 아첨은 덥석 잡았다 데이기도 하면서 사리분별을 참 어설프게도 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혼재된 채 모두가 벗으로 불렸다. 관념만으로 진정한 벗은 구분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내가 진정으로 대하는 벗이 곧 나에게도 진정한 벗으로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그렇게 내가 누군가를 진정으로 대할 수 있으려면 그보다 먼저 내가 내 자신에게 진솔해져야 그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다. 나라는 사람의 성질을 바르게 수용하고 내가 나를 잘 데리고 사는 것. 그게 충분조건인 거다.
어쩌다 잘 나온 사진을 이리 요란하게 걸면서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나도 행복해지고 싶어서이다. 당연하게 누구나처럼 행복할 권리를 인정받고 싶어서이다.
임신 출산 육아에서 연속된 몸의 변화를 나는 올바르게 다스리지 못했다. 그리고 과체중이 되었고 무력감을 얻게 되었다. 하고 많은 확률 중 왜 나는 산후우울증에 속하게 된 건지. 내 탓인지 남 탓인지 시비를 붙여봐야 이 사실은 변할 게 없다.
그러므로 이것만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싶은 것은 뚱뚱해진 나를 미워하지 말자이다. 둘째 아이가 내년에 세 돌이 되면 이제 나는 애착 형성에 대한 집중을 살짝 거두고 이다음 단계의 동선 육아를 시작함과 동시에 나를 돌보는 일에 조금 더 관심을 두고 싶다.
나 개인의 작은 실천을 차곡차곡 기록하여 이 글을 보는 어느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이해가 쉬운 보기가 되고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고 평화로운 가족을 이루는데 보탬이 된다면 그 보다 더한 보람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