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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숙 Nov 28. 2022

퇴근길

두 번째 퇴근

붐비지 않는 가게를 찾아볼 수 없는

금요일 저녁의 인덕원역 골목골목


우리는 한 주의 노고를 풀기 위해

빈 테이블을 찾아 걸었고

빈 테이블을 발견, 식당으로 들어갔고

푸른빛 봄베이 하이볼을 짠 부딪히고서

가라아게와 돼지고기 숙주볶음을 어디 한 번 먹어볼까


하려던 찰나


가게에서 목소리 제일 큰 아저씨가 오른쪽에

가게에서 목소리 제일 큰 아줌마가 뒤쪽에

가게에서 제일 많은 인원으로 구성된 팀이 왼쪽에


가게 한복판에 놓인 테이블로 안내받은 우리는

소음에 욱여싸여 

이것이 술에 취하는 것인지 

소음에 취하는 것인지

붕 정신이 날아오른다


동경에서 온 주방이라더니

여기는 비행기 안인가 

아니면 일본인 것인가 

몽롱함과 아득함에 띵해지는 찰나


파밧-!

우리는 눈이 마주쳤고

너 나 할 것 없이

푸하하하 실소를 터뜨렸다


급식실에 온 듯 게 눈 감추듯

허겁지겁 음식을 흡입하고

동경에서 나와


파아-


두 번째 퇴근

나란히 서서

퇴근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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