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퇴근
붐비지 않는 가게를 찾아볼 수 없는
금요일 저녁의 인덕원역 골목골목
우리는 한 주의 노고를 풀기 위해
빈 테이블을 찾아 걸었고
빈 테이블을 발견, 식당으로 들어갔고
푸른빛 봄베이 하이볼을 짠 부딪히고서
가라아게와 돼지고기 숙주볶음을 어디 한 번 먹어볼까
하려던 찰나
가게에서 목소리 제일 큰 아저씨가 오른쪽에
가게에서 목소리 제일 큰 아줌마가 뒤쪽에
가게에서 제일 많은 인원으로 구성된 팀이 왼쪽에
가게 한복판에 놓인 테이블로 안내받은 우리는
소음에 욱여싸여
이것이 술에 취하는 것인지
소음에 취하는 것인지
붕 정신이 날아오른다
동경에서 온 주방이라더니
여기는 비행기 안인가
아니면 일본인 것인가
몽롱함과 아득함에 띵해지는 찰나
파밧-!
우리는 눈이 마주쳤고
너 나 할 것 없이
푸하하하 실소를 터뜨렸다
급식실에 온 듯 게 눈 감추듯
허겁지겁 음식을 흡입하고
동경에서 나와
파아-
두 번째 퇴근
나란히 서서
퇴근길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