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shareholder)가 되는 방법은 주식을 사면 된다. 어 간단하네. 그냥 증권사 가서 계좌 개설하고 HTS 깔고 주식사면 되는 거 아냐? 아, 이건 가장 널리 사용되지만 주주가 되는 한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유통시장(Secondary market, 2차 시장이라고도 한다) 중에서 장내시장을 통해 주주가 되었다고 하는 방식이다.
이미 발행된 주식을 매매하는 시장, 그 중에서도 정말 투자수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사고 파는 장내시장(거래소나 코스닥)을 통해 거래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고, 싸게 사기 힘든 시장이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유통시장 중에서 장외시장을 노리거나 발행시장(Primary market이라고도 한다)을 노리기도 한다. 좀 더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1차시장(Primary market)
여기서는 발행시장, 1차시장(Primary market)을 살펴보겠다. 발행시장은 말 그대로 주식을 발행하고, 그 주식을 사면서 자본금을 납입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야말로 내가 사는 주식자금이 회사에 직접 들어가는 것이다. 유통시장은 이미 발행된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이기 때문에 돈이 회사에 직접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먼저 회사 창립할 때 자본금을 납입하면서 주주가 되는 경우가 있을 수가 있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이 경우이다. 이렇게 회사를 만들었으나, 기술력만 있고 돈이 모자를 경우에 벤처캐피탈이나 엔젤투자자들로부터 추가 자금을 지원받고 이들을 주주로 올려준다. 이렇게 추가로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를 통틀어서 유상증자라고 한다.
회사를 어느 정도 키웠고, 더 크게 키우기 위해서, 아 또 일부 주주들 주식 잘 팔 수 있게 하기 위해(이걸 Exit 전략이라고 한다) 거래소나 코스닥에 주식을 상장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주식을 상장하는 방법도 많은 데(우회상장이나 SPAC을 통한 방법 등), 이 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IPO(Initial Public Offering)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기업이 상장한다더라 하면 보통 IPO한다더라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IPO, 상장 또는 기업을 일반 개인투자자들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고 해서 "기업공개"라고도 하는 과정은 당연히 상장하고자 하는 거래소의 상장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상장심사를 거치고 나면 주관증권사와 협의를 해서 얼마에 발행할 지 가격 범위를 정하게 되고, 그 가격 범위를 기준으로 기관투자자들에게 "수요예측"을 받아서 발행가격을 산정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이 발행가격으로 일반인들의 청약을 받아서 주식을 배정한 후 드디어 주식시장에 상장하게 된다!!!!
이렇게 처음 거래소에 상장되는 주식을 흔히 공모주라고 부른다. 공모주는 첫날 장전 동시호가에서 발행가격의 90%~200% 범위에서 시가가 결정되고 이후에는 그냥 일반 주식처럼 거래가 된다.
근데 왜 공모주 투자가 시장에서 거래하는 것보다 낫다는 거지?
그건 여러가지가 있지만, 기관투자자로서의 경험에 따르면 수요예측이 일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이 든다. 수요예측은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한다. 기관투자자들은 자체적으로 분석한 다음 희망가격과 의무보유확약 기간을 적어낸다. 의무보유확약을 3개월 적어넣으면 3개월 동안은 팔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의무보유확약이 길수록 물량을 많이 배정해 준다. 기업이나 주관증권사는 당연히 흥행을 위해서 기관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가격으로 산정하고 거기다가 의무보유확약이 길수록 혜택을 주니, 일반적으로 비슷한 형태의 기업보다는 싸게 발행가가 결정이 된다.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높다면 누가 청약하겠나? 그냥 주변아파트 사지.. 같은 이치다.
그러다보니 시장의 트렌드랑 맞는 업종의 공모주들은 경쟁률이 100:1 심할때는 1000:1이 넘는다.
그리고, 이런 종목들은 소위 따상(장전 동시호가에서 200%, 즉 따블 되고, 그 날 거래에서 상한가인 30% 상승하고...)을 가게 된다. 심한 경우 따상상(상장일날 따블+상한가, 다음날 상한가), 따상상상도 간다. 최근 일이다. 워낙 핫한 종목들이 많이 올라왔고, 시장분위기도 좋아서 그런 거고 당연히 발행가보다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공모주를 받아서 첫날 팔면 일반적으로 수익을 거둔다. 확약을 맺은 기관투자자들은 일정기간 팔 수 없기 때문에 당연히 시장에서 팔 수 없기 때문에, 기관물량도 별로 없다. 당연히 나중에 확약기관 지나면 나온다. 이렇게 나중에 나올 물량을 오버행(잠재매도물량)이라 한다.
공모주는 기대수익률이 좋은 대신에 당연히 초반에 변동성이 엄청나다. 멋 모르고 상한가 간다고 올라탔다가 바로 하한가 가는 정말 환상적인 롤러코스트를 맛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유통시장에서도 장내에서 안 사고 장외에서 살 수도 있는데 주로 블록딜이 나올 때다. 이건 대주주나 기관투자자가 장내에서 팔기에는 많은 물량을 장외에서 파는 경우이다. 주로 장 끝나고 하고, 기관투자자들이나 외국인들이 산다. 보통 그 날 종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블록딜을 하게 되고, 이 경우 할인된 가격에 따라 다음 날 주가가 급락하기도 한다. 아주아주 드물게, 앞에서 이야기한 오버행 물량이 완전히 해소되는 블록딜인 경우에는 가격이 오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장 끝나고 편히 쉬는 개인투자자들 뒤통수 때리는 뉴스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된 거래소를 통해 사고 파는 주식. 그러나, 사실 주주가 되는 방법, 즉 주식을 사는 방법은 다양하고, 그 방법에 따라 싸게 살 수도 있고, 주가자체가 영향을 받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