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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네 자리 수

자릿값과 위치적 기수법에 대하여

by Pㄹ기


2-2-1. 네 자리 수

네 자리 수의 자릿값과 위치적 기수법 알아보기

네 자리 수 읽고 쓰기

네 자리 수의 계열을 알고 크기 비교하기




2학년 2학기에 여러분은 네 자리 수까지 어떻게 쓰고 읽는지, 크기는 어떻게 비교하는지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네 자리수란 말 그대로 자리가 네 개 있는 숫자를 말했었지요. 이미 여러분이 잘 알고 있을 크기 비교 등은 조금 미뤄두고, 먼저 여기서 말하는 ‘자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것을 더 파헤쳐 봅시다.


1, 2, 3, 4, 5, 6, 7, 8, 9 다음엔 무엇이 나올까요? 대부분의 학생은 10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런데 왜 10이 되는 걸까요? 여기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면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55, 56, 57, 58, 59 다음에는요? 60이라구요? 진짜인가요? 그럼 여러분은 시간을 읽을 때 1시 59분 다음엔 1시 60분이라고 읽나요? 보통 그렇게 읽지 않고 2시라고 읽지요? 몇몇 학생들은 읽다가 갑자기 화를 내는건 아닐지 모르겠네요. 시간이라고 이야기했으면 당연히 60이 아니라고 했겠지 하면서요. 그런 학생이 있다면 오히려 무슨 이야기인지 눈치를 챈 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맞아요, 단위에 대한 이야기이지요. 우리는 시간에 대해 말할때는 자연수에서 9 이후에 10에서 자리수가 바뀌는 것처럼 59 이후에 60이 되면 초에서 분으로, 분에서 시간으로 단위가 바뀌게 됩니다. 이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모아 정한 방법이지요.


이처럼 9에서 10이 될 때 한 자리 수에서 두 자리 수가 되는 것은 우리가 그렇게 세기로 정했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다른 방법으로 수를 읽고 표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지요. 앞서 말한 시간을 셀 때 60이 되면 다른 단위로 바꾸는 것이라던가, 9 다음에 10 대신 A, 11 대신 B, 12 대신 C 이렇게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약간 머리가 복잡해지고 있나요? 여러분이 알아야 할 건 이런 각가지 방법이 아니라 9 다음에 10으로 쓰는 것은 사람들끼리 정한 약속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하필 10에서 자리수가 변하는 걸로 정한 걸까요? 몇 천년도 전인 아주 예전부터라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하겠지만 아마 유력한 건 우리의 손가락 갯수 때문이라고 추리해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꽤나 예전 일인 처음 수라는 것을 배울 때를 생각해 봅시다. 아무리 천재라도 처음에 수를 배울 때는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어가면서 수를 세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9까지는 쉽게 셀 수 있지만 10이 되면 모든 손가락을 다 접게 되지요. 그 다음에는 어떻게 세나요? 하나씩 다시 펴면서 셀 수도 있고, 모두 편 다음에 다시 하나씩 접어가며 셀 수도 있겠지요. 어떤 경우이든지 간에 한 번에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것이 10까지라는것은 같습니다. 그래서 오랜 옛날부터 우리는 10부터는 새로운 자리로 바꾸어 세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요?


이렇게 자리수라는 것은 우리가 사용하기 편하도록 정한 방법이기 때문에 처음 수를 배운 이후에는 자리수가 점점 커진다 하더라도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더 큰 수를 읽고 쓰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쓴 방법을 활용하여 표현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배운 가장 큰 자리수인 네 자리 수까지도 마찬가지이지요. 한 자리 수인 1이 9개 모이면 9가 되고 1이 하나 더해지면 자리수가 바뀌어 두 자리 수인 10이 되지요. 마찬가지로 두 자리 수인 10이 9개 모이면 90이 되고 10이 하나 더해지면 자리수가 바뀌어 세 자리 수인 100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네 자리 수까지 공부한 것입니다. 이전 자리 수가 10개 모일때마다 새로운 자리수가 생긴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10이 될때마다 자리수가 변하는 것을 10진법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수는 보통 이런 10진법으로 이루어진 숫자들이지요. 여기까지가 우리가 2학년때까지 배운 내용입니다. 이제 자리수에 대해 조금 더 이해가 되나요? 일부러 어렵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두가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정한 방법이기 때문에 여기서 더 큰 수로 나아가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왜 그렇게 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필요하지요. 이번에 지난 2학년 때 배운 네 자리 수에 대한 내용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여러분이 이런 자리수에 대한 생각을 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자리수에 대해 생각을 조금 더 깊이 해보았다면 이제 평소에 보는 숫자들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네 자리 수 하나를 같이 봅시다. 2339라고 쓰고, 이천삼백삼십구라고 읽는 숫자입니다. 이 수에는 같은 숫자인 3이 두 번이나 쓰였네요. 같은 숫자이니 같은 크기를 나타내는 걸까요? 전혀 아니지요? 수를 읽었을 때로 되돌아가보면 같은 숫자인 3이 다른 크기를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천/삼’백’/삼’십’/구 라고 읽었던 것처럼, 처음 3은 100이 3개 있다는 뜻이라 300을 의미하고 세 번째 자리의 3은 10이 3개 있다는 뜻이라 30을 의미하지요. 같은 3이라는 숫자인데 나타내는 수가 다른 까닭은 무엇인가요? 그 숫자가 위치한 자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1의 자리’, ‘10의 자리’, ‘100의 자리’에서 말하는 그 자리입니다. 우리가 쓰는 숫자는 0부터 9까지 10개밖에 없는데도 더 큰 수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위치에 따라 다른 크기를 의미한다는 것을 모두가 약속해서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읽을 때도 숫자 뒤에 그 자리의 크기를 붙여서 읽음으로써 쉽게 수의 크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이’천’/삼’백’/삼’십’/구를 다시 살펴보면 우리가 너무나 일상적으로 쓰던 수가 조금 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나요?


이런 자리수를 통해 우리는 두 수의 크기 비교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2345와 1987이라는 두 수를 비교해 봅시다. 어떤 수가 왜 더 큰가요? 방금 전에 다시 돌아보았던 자리수를 활용하여 설명해보면 조금 더 명확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같은 숫자라고 해서 같은 크기의 수를 의미하는게 아니었지요. 위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같은 위치의 숫자끼리 비교해야 정확히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위치의 숫자부터 비교해야 할까요? 모두 잘 알듯이 가장 큰 자리수부터 비교해야 합니다. 작은 자리의 수는 아무리 큰 숫자라 하더라도 더 큰 자리의 수 보다 작기 때문입니다. 1,2,3,4,5,6,7,8,9 다음에야 10이 되면서 자리수가 커진다는 것은 다 알고 있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자리수가 큰 것부터 숫자를 비교하면 더 작은 자리까지 모두 비교하지 않아도 어떤 수가 더 큰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2345와 1987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자리인 천의 자리끼리 비교했을 때 2가 1보다 더 크기 때문에 2345가 더 크다라고 바로 확정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보다 더 작은 자리인 백의 자리와 십의 자리, 일의 자리 모두 1987이 더 크지만 수의 크기는 2345가 더 크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서 설명할 수가 있어야 되겠지요?


이렇게 2학년때까지 배운 네 자리 수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수에 있어서 자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조금 이해가 되었나요? 그렇다면 이제 그보다 더 큰 수를 나타낼 때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의 자리, 십의 자리, 백의 자리, 천의 자리 모두 같은 숫자들을 활용해서 다른 크기의 수를 나타내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보다 더 큰 수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맞습니다, 천의 자리보다 더 큰 자리의 이름을 붙이고 같은 방법으로 표현하면 됩니다. 간단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4학년에서 배우는 단원 이름이 ‘다섯 자리 수’가 아니라 ‘큰 수’인 것입니다. 다섯 자리 수에서 그치지 않고 그보다 더 큰 자리수에 대해서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정리해보는 것이지요. 이를 이해한다면 다섯 자리 수, 여섯 자리 수와 같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381817666387867과 같이 아무리 큰 수가 나오더라도 읽을 수 있고 크기를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건 숫자가 자리한 위치에 따라 다른 크기를 나타낸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마음 속에 새겼다면 이제 다음은 ‘큰 수’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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