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정신적 고갈이 심하게 느껴질 때 온몸이 하나가 되어 말을 걸어온다. “매콤한 게 필요해!” 찌개나 볶음 등 다양한 매콤한 음식들이 많지만 함께 점심을 먹으러 놀러 온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음식이 있었다.
수원에 가서 뭘 먹을까? 하면 수원 왕갈비 통닭! 을 외치게 된다. 수원 통닭 거리를 쉽게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발행했던 공동 매거진에서 소개한 수원 왕갈비통닭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수원 화성 행궁 인근에 위치한 전통 시장에 위치한 통닭거리이다. 영화 ‘극한직업’이 유명해져서 더욱 많이 알려진 수원의 통닭거리와 왕갈비통닭 소개에 대한 내용은 아래 글에!
예전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이전 글에서 소개한 ‘수원 왕 갈비 통닭’ 소개를 보세요!! 수원 왕갈비통닭
수원이 통닭만 유명한 게 아니다. 수원의 유명인사 ‘보영만두’의 오랜 전통이 빚어낸 맛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되지! 수원 영통에 위치한 맛집인 줄 알았는데 화성행궁 의 ‘장안문’ 근처에 위치한 북문지점이 본점이라고. 여러 지역에 지점을 가진 규모가 있는 프랜차이즈였다. 두 곳 다 맛있지만 어느 쪽이 더 맛있다는 의견이 사람마다 달라서 직접! 본점부터 직영점까지 두 곳 다 먹어보는 즐거움을 누려보기로 했다.
수년간 여러 번 다니면서도 영통에만 있는 유명한 맛집인 줄 알았으나 본점이 따로 있다는 지인의 제보에 놀라움과 당황스러움이 스치고 지나간 뒤 두 지점의 맛의 차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누구는 쫄면에 이쪽 지점이 맛있다 저쪽 지점이 더 낫다 하는 게 아닌가? 호기심이 근질근질 올라오는데 궁금한 건 참지 말고 실행에 옮기는 게 인지상정! 일단 가까운 영통 지점부터 섭렵해 본다. 원래부터 손님이 많이 붐비는 식당이지만 식사 시간대에는 줄을 서서 대기를 해야만 한다. 가게에 도착한 순서대로 빈자리로 안내해 주시고 미리 메뉴를 주문할 수 있도록 메뉴 체크판을 건네주신다.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보영만두에 오면 일단! 쫄면과 군만두를 먹어야 한다. 쫄면과 군만두가 주는 환상의 궁합은 먹어 봐야 할 수 있기에! 맛 집 근처에서 만난 귀여운 친구들과 함께하려고 김밥도 함께 주문!
금방 튀겨져 나온 만두가 바삭거리며 뜨거움이 입안을 덮친다. 바로 뒤이어 고소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군만두의 화룡정점은 바삭함인데 이보다 더 바삭하게 고소할 순 없다! 만두의 고소함이 가시기 전에 매콤한 쫄면을 같이 먹어야 금상첨화! 쫄면은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위해 안 매운, 중간, 매운 3가지 버전이 있는데 맵기와 상관없이 다 맛있다는 게 강점! 그렇게 맛있다를 연발하다 보면 양이 많이 보여도 금방 빈 그릇과 마주하게 된다.
행궁동에 회사가 있는 동생 덕에 방문해 본 보영만두 본점. 수원의 자랑 ‘화성행궁’의 4개 문(화서문, 팔달문, 장안문, 창룡문) 가운데 ‘장안문’과 대각선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도 매우 쉽다. 길을 건너며 왜 이렇게 문이 작지 했는데 건물을 끼고 돌아가니 길게 펼쳐진 보영만두가 보였다. 역시나 대기줄이 있다 이곳도. 줄을 서서 기다리니 역시나 주문을 위한 메뉴를 고를 수 있게 종이와 펜을 건네주신다. 크기도 크고 테이블도 많아서인지 회전율이 좋아 대기가 길지 않아 더 좋았다. 점점 앞줄이 줄어들며 순서가 다가오는데 뒤이어 줄 서는 사람들도 계속 늘어나고 매장에서 먹고 있는 와중에서 손님이 끊임없이 나가고 들어오는 인기 맛집!
역시나 보영만두의 시그니처 쫄면과 군만두를 주문했다. 영통점은 주방에서 음식이 나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는데 본점은 만두 빚는 분이 3분이 서서 직접 빚고 계셨다. 즉석에서 만들어져서 더 맛있게 느껴지는 느낌이랄까. 만두의 색은 영통보다 좀 옅어 보이지만 맛은 언제나 훌륭하다. 쫄면도 어디가 더 맛있다 우열을 가지리 못하게 맛있었는데 양이 본점이 조금 작은 느낌이었다. 대신 스피드는 본점이 최고! 자리에 앉자마자 단무지와 국물을 주시더니 바로 쫄면이 나왔다. 5초 만에 받아 든 기분이랄까? 서빙 속도에 놀라고 맛에 감동하며 순식간에 먹어치운다. 열심히 쫄면을 양념과 섞다 보니 그릇에 예쁘게 담기지 못해 아쉬웠지만 입에 들어갈 건데 어떤가~ 군만두를 쫄면 위에 올려놓고 한 번에 입으로 직행!
기본으로 제공되는 단무지와 국은 셀프로 리필이 가능하며 김치는 필요한 사람들만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장국의 맛도 좋아서 쫄면과 만두를 먹으면서도 파를 그득 넣은 장국도 맛있게 리필해서 먹었다. 매장 한쪽에 걸린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세요’라는 문구가 기분이 더 좋아지게 만든다!
부른 배를 안고 기분 좋게 나오면 푸른 하늘 아래 장안문이 보인다. 조선의 22대 왕 정조의 업적 중 하나인 수원 화성행궁은 행궁을 중심으로 주변을 아우르는 성곽길이 넓게 펼쳐져있고 성곽을 천천히 걷다 보면 커다란 문들을 만날 수 있다. 주변의 행궁 거리들은 아기자기한 식당과 카페들이 즐비하고 풍경들이 아름다워 드라마 촬영지로도 많이 나온다. 내가 방문한 이 날도 촬영을 하느라 분주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비춰주는 성곽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는 이곳에 보영만두도 있다.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화성행궁 성곽길을 돌아보기도 하고 화성행궁이나 행궁동 가게들을 찬찬히 둘러보는 재미를 같이 느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