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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 May 01. 2024

성심당에서 우동을?

성심당 우동야


‘대전‘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성심당 빵’을 떠올린다. 어릴 때는 대전하면 엑스포였지만 커서는 성심당이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졌다. 대전에 갈 일이 생기면 으레 성심당에 가서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아이들은 근처 알라딘 서점에 가서 책을 읽으며 엄마, 아빠를 기다린다. 줄은 길지만 빠르게 줄어드는 대기에 먹고 싶은 빵과 지인들에게 선물할 빵을 한 아름 사서 돌아오곤 한다. 작은 아이가 카이스트 행사에 참여할 때도, 큰 아이가 천문연구원 행사에 참여할 때도 우리 가족에게는 성심당이 필수 코스였다. 많은 이들에게 인기 있는 메뉴인 명란 바게트, 튀김 소보로 등등 맛있고 저렴한 빵의 종류가 많고 다양해 매번 멀 사야 할지 망설이게 될 정도다. 과학의 달을 맞아 대전에서 펼쳐진 4일간의 ‘대한민국 과학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마지막 날인 일요일 아침 일찍 대전으로 향했다.


하늘은 맑고 기온은 높았다. 많이 더웠지만 아이들은 그저 신이 났다. 이미 몇 번은 와 본 한빛탑과 꿈돌이는 엄마 아빠에게만 추억의 향수를 일으킬 뿐 아이들에게는 몇 번 봐서 익숙한 이상하게 생긴 장식일 뿐이었다. 신나게 과학 축제를 체험하다 보니 가족들 모두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다. 좋은 식당 검색도 하고 지인에게 추천받았는데 한빛탑 근처와 국립중앙과학관을 가고 싶어 다른데 안 간다고 완강히 버티는 아이들 덕에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골프존 본사 근처를 서성이다 발견한 ‘성심당 우동야’, 세상에 성심당에서 빵만 만드는 게 아니었다고? 슬쩍 보니 가격도 너무 저렴한 데다 아이들이 너무 더워서 더 이상은 움직이기 싫다고 버티며 식당 앞 의자에 주저앉았다. 줄도 많이 길지 않고 음식도 맛있어 보인다. 궁금한 건 못 참지, 도전!!




식당 앞에는 대기를 할 수 있는 의자가 있었다. 그리고 회전율이 빨랐다. 사람들이 나오면 바로바로 들어가서 주문할 수 있어 사람이 많은 듯해도 대기시간이 길지 않았다. 입구에는 주먹밥과 튀김을 팔고 있었는데 우동과 같이 무얼 먹으면 좋을지 구경도 하고 아이들과 상의도 했다. 골고루 다 먹어보고 싶은 아들과 몇 가지만 고르라는 엄마. 결과는??


당연히 엄마가 이겼다. 이번엔 튀김대신 주먹밥이다! 볶음김치깻잎주먹밥, 불고기깻잎주먹밥, 새우튀김초밥 3가지 모두 골고루 먹어보기로!

모양도 이쁘고 양도 적당하고 맛도 있다!! 각자 먹고 싶은 주먹밥을 골라 우동과 먹었다. 3가지다 맛있어서 ‘오~’, ‘우와~’ 감탄사가 튀어나온다. 우동을 한 입 먹던 남편이 눈이 동그래져서 쳐다보며 한마디 한다. “우동 면이 진짜 맛있는데?” 아들이 받아서 대답한다. “아빠 옆에 제면실이 있잖아요!” 주방 옆 쪽에는 쉴 새 없이 뽑아져 나오는 우동국수를 만드는 ’제면실‘의 창문을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우동의 굵기도 있는데 쫄깃쫄깃 탱글탱글한 맛이 다 느껴져서 평소에 접하던 우동의 면과는 확실히 식감이 달랐다. 빵만 잘 만드는 게 아니라 면도 잘 만드는구나.





입구부터 보이는 우동의 착한 가격이 반갑고 설렌다. 김치우동과 유부우동을 주문했더니 4명이서 2만 원으로 점심해결이 가능하다! 김치는 생각보다 더 매콤해서 아이들이 먹기엔 조금 매운 듯했다. 김치와 단무지, 물과 식기류는 모두 셀프로 가져가면 된다. 식당의 테이블이 혼자 와서 먹을 수 있는 구조라 우리 가족은 일직선으로 먹는 특이한 경험도 했다. 여럿이 가도 얼굴을 보며 먹는 게 아니라 자신 앞의 벽과 내 앞의 그릇만 오롯이 바라본다. 좋은데?




애들 먹으라고 주고 좀 먹어보려니 아이들이 “엄마 이거 해서 우리 오뎅 좀..” 이벤트 참여를 다급히 해서 오뎅 2 꼬치를 받아 아이들 입속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이벤트 참여는 내가 했는데 왜 난 맛도 못 보는 거지?


깨끗하고 친절하며 회전율도 좋은 식당! 우동 면발이 남다른 우동집! 대전을 방문할 때 성심당 빵도 사고 우동야도 맛보는 건 어떨까? 우동을 먹고 한빛탑 공원에서 여유를 만끽해보길 권해본다! 여름 맞이 메밀도 출시한다니 다시 먹으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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